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김석용

에세이 한편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김석용

장마철의 한가운데,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땅과 하늘이 하나가 되는 순간, 빗줄기는 끊임없이 내리쏟으며 모든 것을 적신다. 이러한 날, 마음은 저절로 감성에 젖어든다.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마치 고요한 음악 같다. 세상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 멈춘다. 빗줄기가 땅에 닿을 때마다 생기는 작은 웅덩이들은 순간의 예술 작품이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그렇게 완성된다.

기억 속의 비오는 날들이 떠오른다. 어릴 적 장화와 우비를 입고 친구들과 뛰놀던 그때, 우리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비오는 날의 신비로움과 매력을 즐길 줄 알았다. 시간은 흘러도 그때의 기억은 선명하다.

오늘의 비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 세상은 여전히 빗소리에 잠기고, 사람들은 그 소리에 마음을 맡긴다. 이 순간, 나는 자연과 하나가 된다. 비오는 날의 낭만은 언제나 새롭다.

비오는 날, 감성에 젖어들기 좋은 시간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꺼내본다. 평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빗소리에 실려 온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그렇게 그려진다.

비는 때론 우울함을, 때론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그냥 창밖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다. 비오는 날의 낭만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본질은 같다.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깨우는 것이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나는 다시금 감성에 젖어든다. 비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는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 그려진다. 이 순간, 나는 비와 하나가 된다. 세상은 빗소리에 잠기고, 나는 그 속에서 평온함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