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느 때의 봄 아침처럼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는 힘겹게 기싸움을 했다.
좀 더 머물겠다며 버티는 찬 공기를
따뜻한 공기가 사돈의 팔촌까지는 불러들여
그들을 밀어내고자 애썼다.
꾸꾸리와 나는 그 틈을 무심하게 비집고 차에 올라탔다.
토요일마다 하는 미술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
신이 난 꾸꾸리 공주의 입은 봄을 흥얼거리지만, 정작 몸은 춥다며 공처럼 웅크리고 있다.
방지턱을 살짝 넘었는데, 꾸꾸리 공주가 소리쳤다.
"와! 저기 봐봐요.
분홍색 꽃이 펴서 너무 예뻐요!
진짜 봄인가 봐요!"
운전석의 핸들을 잡고 앞만 주시하던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봄이지! 당연히!
분홍꽃은 진달래인가?"
"엄마도 참... 분홍꽃이니까 개나리지요"
난 꾸꾸리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잘못된 부분을 집어 주려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래 분홍 개나리면 어때?
어차피 봄인데... "
운전석으로 들어온 햇빛이
따뜻하게 내 손등을 감쌌다.
꾸꾸리가 말한 분홍 개나리는
금세 우리를 뒤로 했다.
봄의 계절이 그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