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비용

by 석도쿠

최저임금이라는 것이 있다. 해당 시간 동안에 받는 최소한의 임금을 의미하는 것이다. 단순히 일을 하고 돈을 받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노동력과 돈은 교환되는 것이다. 해당 수준에 맞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수준의 돈을 받는 것이다. 물론 수준이란 것이 참 주관적이고 애매하여 함무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요즘 사회의 최저임금 문제도 이와 관련이 깊을 것이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다. 시간과 돈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 그래서 곧 시간이 돈이 된다면, 나는 그것은 수입뿐만 아니라 비용과도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계속해서 비용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도 만약 숨만 쉬고 있다면 그것은 숨쉬는 비용으로 나가는 것이다. 계좌의 금액은 아무 변동이 없을 것이다. 내가 그 시간에 경제 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하지 않았으므로 기회비용이란 이름으로 날아간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매사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까를 고민한다. 그러나 성향이 게으른 탓에 숨만 쉬고 누워 있는 비용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평소 사람을 많이 만나는 편인데 사람을 만날 때도 비용을 생각한다. 내가 밥을 산다면,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고 여긴다. 그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어서 일정 시간에 어느 정도 금액을 거뜬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 이해타산을 고려하여 만나는 편은 아니지만, 해당 시간에 내가 상대방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를 고민한다. 헤어지면서 집에 돌아가는 순간에도 상대방과 나눈 대화를 복기하는 편이다. 그러면 상대방의 지식과 경험, 가치관 등 생각보다 많은 것이 떠오르고 내가 이러이러한 점을 배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큰 성장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책으로는 일방적 지식이 전달되지만, 상대방을 만나면 쌍방으로 교류가 가능하여 모르는 것만 선별하여 특별히 더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내 시간은 성장에 대한 비용으로 쏟고 있다. 매순간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다가올 미래가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어떤 식으로 흐르던 나는 멈추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것이 괜찮고, 어떤 것은 별로고, 어떤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깊은 지식을 토대로 한 심도 깊은 얘기가 오간다. 그럴 때 항상 생각하는 게 있다. 그렇게 복잡다단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나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장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힘이다. 피아노를 배우겠다면 일단 피아노 학원에 가보고, 카페 창업을 하고 싶다면 일단 프랜차이즈 창업설명회라도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머릿속에만 떠돌아다니는 것을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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