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다 100-2

#백백글쓰기 #14기 #정들다

by 향기로운 민정

계절은 겨울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듯하다. 낙엽 하나가 파르르 떨고 있는 추위에 나도 모르게 움츠려 든다. 자격증 공부를 하겠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8시간 이상을 앉아서 두뇌를 풀가동 시켜야 한다. 때론 과부하로 열이 오르고 때론 지식을 받아들이지 못해 삐거덕 거리기를 무한 반복한다. 적응하고자 나름 애쓰지만 마음만큼 순조롭지는 않다. 오롯이 8시간을 두뇌만 굴려야 한다면, 일찌감치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가며 항복을 선언했을지도 모르겠다. 4시간과 4시간 사이에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우리에게 꿀맛 같다. 저마다 도시락을 싸와서 함께 먹는 점심시간이다.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그 시간이 오전과 오후 시간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각양각색의 반찬들을 모아놓고 함께 먹는 맛이란 ‥ㆍ

없던 입맛도 살아나고 백 리 밖으로 도망간 입맛도 돌아왔는지 과식을 부른다. 같은 재료 같은 반찬이어도 맛까지도 같지 않다. 이쯤이면 우리가 공부를 하러 왔는지 도시락을 먹으러 왔는지 중요하지 않다. 식도락에 빠져 만족을 자아내는 표정들이 생기가 돌고 꽃처럼 피어있다. 각자 두세 가지 반찬을 내놓아도 하나도 겹치지 않음이 신기하다 입에 반찬을 넣는 순간 다음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눈은 바쁘게 탐색하고 젓가락은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한다. 한 솥밥을 먹으면서 정든다고 하는 옛말이 새삼 마음 가득히 느끼며 입가에 미소를 띠어본다. 젓가락의 방황이 마냥 즐겁다.


#책과강연 #백백글쓰기 #1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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