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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마우스 Oct 16. 2018

조현병=범죄?

조현병 환자들과의 2주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질병이다.

최근 뉴스를 통해 각종 범죄나 사건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며 조현병이 마치 범죄를 일으키기만 하는 질병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연구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들이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범죄를 일으키는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조현병은 망상,환시,환청,환촉 등을 경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감정의 표현에 무뎌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2년간의 실습을 통해 꽤 많은 조현병 환자들을 만났다. 폐쇄병동이나 센터에서도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은 감정표현이 없었고 환시와 환청으로 고통스러워했다.

조현병은 정신질환 중 "부모나 가족이 세상을 떠나도 그 사실을 알릴 수 없는 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감정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게된다.


언론보도를 통해 두렵고 무섭기만 할 것 같은 이미지이지만 실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여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조절하며 생활하는 환자들은 누구보다도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실제로 폐쇄병동에서 만난 한 환자는 나에게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대요. 근데 슬픈 상황인데 저는 왜 눈물조차 나지 않는거죠? 저도 저 노란 벌레가 따라오는 꿈에서 깨어 진짜로 슬픔,사랑,기쁨을 느끼고 싶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요즘 내가 만나고 있는 환자는 조현병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30대 남자환자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대화 시 눈을 잘 마주치지도 않고 조현병으로 감정 표현도 없고 사고의 지연으로 하나의 질문에 대답을 듣기까지 5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던 중 어느날 나는 이런 질문을 했다.

"살면서 제일 해보고 싶은 일이 어떤 거였나요?"

그러자 환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남들 처럼 평범하게 사는거요. 그게 제 소원이자 전부죠.."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삶.. 그리고 조현병도 하나의 질병일 뿐인데 다른 질병과 달리 자신을 멀리하고 편견 가득한 사람들의 말과 눈길에서 꽤 오랫동안 상처받았음을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언론보도로 조현병이 범죄의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요즘 문득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한 편이 생각난다.


한참 정신간호학을 배울 때 보았던 조인성,공효진 주연의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이다. 이전과 달리 조현병,뚜렛증후군 등의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치료과정도 드라마 속에 잘 녹여서 보여준다.
※시간이 된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한번쯤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제 인생 드라마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이 많이 부족하고 또 그들이 치료를 받고 일상 생활에서 인지재활과 적응훈련을 받는 시설은 더더욱 부족하다.


정신질환은 신병도 아니고 고혈압,암,당뇨처럼 하나의 질병일 뿐임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기를 바란다.


선생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저를 편견없이
대해주는 꿈을 매일매일 꾸고있어요.


환자의 저 마지막 말을 마음 한쪽에 늘 기억할 것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더 많지만 늘 따뜻하게 대하겠다는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이 글을 통해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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