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에 불 들어왔다문득 대청소를 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저질러야 한다.
오늘은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아주 미약하게나마 들었다. 그래서 가장 시급한 한 군데만 치워보기로 했다.
아이와 내가 같이 쓰는 책상이 그 한군데이다.
아이의 1학년 학교생활을 기념하고 기억할만한 그림과 학습지들을 고르고 1,2학기 생활통지표와 함께 파일에 꽂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한 가지만 하고 끝내려니 아쉽다. 마침 아이가 학교에서 쓰다가 가져온 다 마른 물티슈 몇 장이 남아있다. 그냥 버리기 아까우니 안방 창문 실리콘에 낀 곰팡이를 닦아내었다. 락스를 뿌리고 물티슈를 붙여놓으면 곰팡이가 싹 사라진다. 락스 냄새가 나는 김에 화장실 청소도 해버린다.
세 가지를 해 놓고 나니 뿌듯하다.
흔들린 하늘청소에도 영감이 필요하다.
내일도 영감이 찾아오길 바란다.
아직도 치울 구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