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고 방학 첫날이지만 늘어지는 일요일 같은 하루를 보냈다. 종일 집에 있어야 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아이의 이마가 따뜻하다. 체온계로 재보니 38도.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지만 오늘만 방과 후 수업이 두 타임인데 몽땅 못 간다는 뜻이다.
아침으로 죽을 데워주고 종합감기약을 우선 먹였다. 이마가 따뜻한 거 외엔 아이는 평소와 똑같은 텐션이다. 포켓몬 놀이를 하다가 귀신 놀이를 하다가 신비아파트 놀이를 한다. 아파서 누워있어야 할 정도가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병원은 가야 한다.
병원다녀오는 길에 아이가 찍은 하늘집 근처 이비인후과에 가면서 아이는 계속 용기를 달라고 한다. 겁이 나는 건 이해하지만 이번에도 또 코에 면봉이 들어가는 순간 난리를 칠 거 같다.
아이가 무엇을 조작한 건지 연보라색 하늘로 찍혔다.역시나 이번에도 아이는 진료의자에 앉아있다가 점점 납작해지더니 의사 선생님을 발로 찰 뻔했다. 아기 때는 진료도 잘 받고 주사를 맞아도 엥 한 번만 울고 끝이어서 병원 가기가 참 수월했는데 여섯 살 독감주사 경험 이후로는 가끔 진료실에서 진상을 부린다.
미세먼지 하늘이 흐리다다행히 코로나도 독감도 아니었다.
다행이다. 아이가 짠 방학 생활 계획표는 밤 11시부터 꿈나라지만 오늘은 약 먹이고 일찍 푹 재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