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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9.일요일

일요일의 목욕

by 덩이
산의 기운

어제저녁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엄마와 온천 목욕을 즐겼다.

저것은 죠스?

어릴 때 일요일마다 목욕을 가는 일이 썩 즐겁지 않았다. 때를 미는 것은 힘들고 귀찮고 아프니까. 더군다나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서핑을 즐기는 멋쟁이들

어른이 된 지금도 이른 아침의 목욕탕 가기는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발딱 일어나 준비를 한다.

어릴 때는 엄마를 따라 억지로 목욕탕을 갔지만 지금은 엄마와 함께 기꺼이 목욕을 한다.

엄마와 목욕을 할 일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있을까

목욕탕에 함께 가면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것이 요즘 말로 국룰이다.

천 원짜리 초록색의 이태리타월로 엄마 등을 살살 밀어드렸다. 때도 나오지 않는다.

엄마도 내 등에 거품칠을 하며 부드럽게 밀어주셨는데 순간 갑자기 울컥했다.

누구의 그림자인가

-맞어, 엄마는 등을 밀어주실 때 늘 항상 팔 뒤쪽까지도 꼼꼼하게 닦아주셨지.

집으로 가는 길
전국적으로 비가 온댔다

새삼스럽지만 내가 엄마의 딸이란 사실을 강원도의 한 온천탕에서 생각한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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