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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덩이 Aug 17. 2024

2024.8.17.토요일

내 고향이 변하고 있다

어제저녁 친정으로 왔다. 여동생네가 간다고 하길래 우리도 가면서 남동생까지 불러 모았다. 언니네는 아쉽게도 번개 모임에 함께하지 못했다.


어제 만나서 우리는 자꾸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어머, 오늘이 토요일인가?

-오늘 금요일이잖아.

-그치, 나 자꾸 오늘이 토요일 같아.

-나두. 헷갈리네.

-내일이 토요일이라서 너무 좋다.

오늘은 동굴을 구경 간다.

몇 번 와보신 엄마는 역시 몇 번 와본 제부와 시원한 카페에서 기다리고 우리들은 동굴로 입장한다.

시원한 동굴을 구경하다가 신랑과 아이와 조카들은 작은 카약을 탔다. 약 5분 정도 타는데 대기줄이 길어 30여분 기다린 것 같다.

우리가 타고 나오니 대기줄의 길이가 두 배가 되었다.

어린시절 활석을 '곱돌'이라 불렀다

점심으로는 한 20여분 정도 기다렸다가 메밀막국수와 메밀치킨, 메밀만두를 먹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대기는 계속되었다.

면사포를 쓴 것 같다

커피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 있는 카페에 간다. 가는 길 중간에서 누군가가 길을 안내를 하고 있다.

손님이 많아 대기 안내를 하는 줄 알고 다른 데를 가야 하나 했는데 카페 가는 길 한가운데 전신주가 쓰러져서 다른 길로 돌아오시라는 친절한 안내였다. 그러고 보니 저 앞에 쓰러진 전신주와 경찰차가 보인다.


카페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사람들이 없다.

알고 보니 쓰러진 전신주 때문에 카페에 올라오지 못하고 전화로 항의가 많이 와서 카페 사장님이 직접 경광봉을 들고 내려가 하나하나 안내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쓰러진 전신주 덕?에 우리는 오늘 처음 기다리지 않고 카페에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또 어제와 비슷한 대화를 한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좋네.

-그러게, 내일 쉴 수 있어서 좋다.

조용하고 변화가 없는 소도시였던 우리의 고향에 점점 핫플레이스가 많아져간다.

비록 우리는 피로에 지쳐 쉬는 날만 바라는 중년들이 되어가고 있지만 내 고향의 이런 변화가 반갑고 좋다.

배터리가 방전된 우리들은 다시 엄마집으로 가서 낮잠과 휴식으로 충전을 한 뒤에야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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