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수요일

반성

by 덩이

입장 차이는 좁히기 어렵다.

나의 입장과 너의 입장이 다르면 우리는 다르게 된다.

상대방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넥카라를 하고 있는 은행나무

아이의 아침 등굣길에 일방통행 골목에 서있는 쓰레기 수거차를 맞닥뜨렸다. 아침에 가끔 만나기에 혹시라도 내 앞에 차가 있어도 차분히 기다리자는 게 평소 나의 결심이었다.

오늘은 나 스스로 세운 결심을 깨고 그분께 짜증을 내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바로 후회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부끄러워졌다.

-엄마가 학교에 늦을까 봐 화가 났어. 그런데 짜증내고 나니 속상하고 죄송하다.

괜히 아이에게 변명을 한다.

사실 아침의 그 짜증은 그분에게 낼 것이 아니었다.

니들 덕분에 길이 노랗고 폭신하다

나의 입장과 다른 그 누군가에게 쌓여있던 원망을 하필 그분께 드러냈다. 당신이 내 입장이 되어 봐. 화가 안 나게 생겼나! 이런 마음을 아침에 처음 만난 타인에게 쏟아내다니.

반성한다.

이런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말았어야 한다.

나약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으러 도서관에 왔다가 일찌감치 오늘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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