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시는 김연옥 고객님을 찾습니다.

7번 탑승구로 오셔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by Nobody

“00 항공에서 고객님을 찾습니다. 금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시는 김연옥(가명) 고객님, 김연옥 고객님 계시면 7번 탑승구로 오셔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공항 탑승구에서 승객을 찾는 경우는 여러 가지다. 옆 자리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리고 타는 승객이 있는데 이러한 안내가 나가지 못했을 때, 기내 점검 중 해당 좌석이 오염되어 다른 자리로 옮겨야 할 때 등등 사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김연옥 고객님을 찾는 이유는 보다 심각하다. 고객님이 목적지인 베트남으로 입국하기 위한 비자를 갖고 있지 않아서다. 베트남은 원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한번 비자 없이 입국을 한 경우 30일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베트남의 한국인 입국 규정 개정 전)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자기가 여행 갈 나라의 입국 조건을 알아보지 않고 갈 생각을 할 수 있냐며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러한 경우는 하루에 꼭 한 번은 일어난다.



“역시 안 나타나네요. 면세점 둘러보고 계시겠죠?”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으나, 탑승구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후배 아영이(가명)가 동그란 눈으로 주변을 휙휙 둘러보더니 말했다. 아영이의 말처럼 우리가 애타게 찾는 승객들은 쉽게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언제나 이렇게 문제가 있어 우리가 애타게 찾는 승객들은 비행기 출발 10분이나 15분 전에, 아무것도 모르는 설렘에 가득 찬 얼굴로 유유히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현상을 규정할 법칙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게… 큰일이네. 빨리 연락이 되면 지금 비자를 신청하시라고 하거나 다음 비행 편으로 돌려서 예약하시라고 안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조금 이따 한 번만 더 방송해보자.”



아영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모니터에 집중했다. 우리가 띄울 비행기는 베트남 하노이 편으로, 하늘길이 막힌 올해 2020년을 제외하고는 오랜 시간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여행지였다. 베트남 다낭의 경우, 전라남도 다낭시, 다낭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결국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탑승은 시작되었고, 탑승을 마감하기 10분 전까지 김연옥 고객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후배 아영이가 마이크를 탕탕 두 번 쳐서 방송에 나섰다.



“00 항공에서 고객님을 찾습니다. 금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시는 김연옥(가명) 고객님, 김연옥 고객님 계시면 7번 탑승구로 오셔서 직원의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저 멀리서 한 손을 너무나 반갑게 흔드시며, 50~6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분이 너무나 환한 웃음과 함께 뛰는 것도 걷는 것도 아닌 걸음으로 다가오셨다.



“오호호, 저예요, 저~~~! 김연옥~~~~!”



왜 저 아가씨가 너의 이름을 부르냐며, 특별 서비스를 받는다고 하하 호호 친구들의 질투 아닌 질투를 받으며, 드디어 김연옥 고객님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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