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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이 Feb 07. 2019

[김호이의 사람들] 정현지 작가 인터뷰

엘리트 코스를 밟은 학생이 전하는 이 시대의 교육문제 "세상이 바뀐다"




[사진=정현지 작가]



아주경제 김호이 명예기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 김호이 입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나요?

이제 곧 학교에서는 중간고사 시즌이 다가와 추석 연휴 내내 즐기는 추석보다는 공부하는 추석을 보낸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대부분 학생에게 '시험을 왜 잘 보려고 해요?'라고 물어보면 "좋은 대학 가야죠", "성공하려고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모든 현시대의 학생들이 원하는 특목고를 졸업해서 명문대라고 불리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인 일명 '엘리트 코스'라는 길을 밟아 온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의 정현지 작가의 인터뷰입니다.

정현지 작가는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라는 책을 저술하여 성적과 대학이 성공과 반비례하고, 앞으로 학생들은 성적과 대학이 성공에 반비례한 세상에 살아갈 것이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인터뷰를 통해 성적에 맞춰 살아가고 대학을 가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꿈을 향해 달려가고, 그 꿈을 이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인터뷰)



Q.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라는 책은 어떠한 내용인가요?

A. 누구나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교육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교육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제가 직접 경험을 통해 겪었던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다가올 미래사회에는 어떠한 교육이 필요한지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어릴 적 저처럼 몰라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왜 공부를 해야 하지?', '왜 대학을 가야 하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뭐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모르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그런 친구들한테 이렇게 이렇게 해야 인생에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한테 더는 열심히 공부해도 통하지 않는 시대에 교육은 이렇게 변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많이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Q.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제가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라는 책을 내니까 주변에서 '네가 그렇게 사회·정치·경제에 관심이 많았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제가 오히려 그 질문에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무관심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눈앞에 있는 공부나 눈앞에 있는 일만 충실히 봤던 것 같은데요.

점점 자라면서 뉴스에서 보던 교육 문제, 뉴스에서 보던 사회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내 친구의 일이고 내 동생의 일이고 내 가족이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봤을 때 '이건 같이 함께 논의해야 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해서 교육에 관심을 갑자기 갖게 되었다고 하기보단, 정말 내 가족의 일이고 나의 일이고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애정이 가고 같이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책에 나오는 김다운 양의 사례가 어떤 사례이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A. 다운 양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이제 몇 년 전부터 계속 교육에 대해 잘못됐다고 의식을 하고 있었는데 다운 양이 쓴 대자보를 보면서 어린 나이에도 명확하게 현재 교육 문제에 대해 지적해주고 하나하나 같이 논의를 해보자고 용기를 낸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너무나 고맙고 한편으로는 정말 똑똑한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런 학생들이 모두가 같이 소리를 내준다면 이 교육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도 어른에 입장에서 그 질문에 답을 해주고 싶고 다운 양 말고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학생한테 도움이 많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Q. 현재 생각하는 교육문제는 무엇인가요?

A. 대단히 많겠지만 그중 가장 큰 걸 뽑자면 지금 교육이 학생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 중심 제도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생 중심이라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얼마든지 실패를 해도 되고 실패를 하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 성장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수행 평가하고 시험 보고 애들을 결과로만 판단하다 보니까 애들이 스스로 성장하기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점점 꿈을 잃게 되고, 인생의 방향성을 잃어가게 되고, 자신의 재능도 못 찾게 되는 문제가 많아서 저는 이 교육이 학생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교육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A. 저는 교육이 어떤 한 학생 개인이 될 수 있는 최고 과정을 이끌어주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내 꿈이 방송국 PD다' 그러면 그 학생이 PD로 자랄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잠재력을 이끌어주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 '국어 수학 영어는 무조건 잘 해야해', '예체능은 점수가 덜 들어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 시스템 중심으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잠재력을 키워주고 가능성을 이끌어주는 교육 이었으면 좋겠어요.




Q.서울과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라고 들었는데 입학과 졸업을 하고 나서 행복했나요?

A.제가 사전에 이 질문을 받고 너무 어려워서 제 친구들 다니고 있는 학생들한테 모두 물어봤어요. 이 친구들 표정이 모두 어리둥절 하는 모습이었던 거예요.

나나 이 친구들이나 어리둥절한 이유를 봤더니 우리가 기말고사에서 수학 시험 100점 맞으면 행복하긴 행복한데 그 행복이 지속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성취감에서 오는 행복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이어지지는 않아요.

명문대를 가고 좋은 학교에 다니는 것 또한 가서 원하는 걸 소유했다는 마음에서 행복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수업을 들어야 하고, 경쟁해야 하고, 스펙을 쌓아야 하고 또다시 시작이 되거든요.

저는 대학에 가서도 많은 학생이 학점이나 스펙을 쌓으면서 또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을 봤어요. 고등학교 때처럼.

제가 생각했을 때 진짜 행복에 가까워지려면 '소유보다 존재가 쌓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다운 일을 하고 나답게 행동해야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어떤 학교에 들어가더라도 내 꿈과 맞으면 좋겠지만 그냥 점수에 맞춰 들어가면 훨씬 좌절한다는 거예요.

저는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빨리빨리 가야해', '무조건 지금 대학 가야해'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조금 시간을 두고 내가 누군지 먼저 찾고 진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다음에 공부를 선택하면 그 행복은 지속 할 거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수많은 학생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그 어떤 의견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좀 더 탐구해봤으면 좋겠어요.

모든 학생 안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거인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지금은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과목을 배우면서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채로 살아가고 있어요.

주변에서 요구하는 것과 별개로 내가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꿈을 찾아서 열심히 해서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서 인생 좀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또 많은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늦게 가고 괜찮다' 입니다.

왜냐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대학을 4년 정도 늦게 들어갔는데 세상 밖에서 매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학교에서는 수학, 과학만 하는 줄 알았는데 사회에 나와 보니까 저는 문과가 적성에 맞고 경영학이 재밌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학교 다닐 때는) 수학, 과학이 100점 안 나와서 계속 좌절하고 있었는데 너무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거예요. 결국 '나는 이런 사람이였네'라는 것을 너무 잘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4년 뒤에 늦게 대학 들어갔는데 그때 공부할 때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내가 이런 거에 재능이 있는 것을 알고 하는 것이니까요.

진짜 수학, 과학 공부할 때는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데 경영학은 성적이 너무 잘 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장학금도 받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그런데 그때 가서 다른 친구들을 보니까 그 친구들은 빨리 빨리 대학에 들어온 친구들이에요.

그 친구들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모른다는 거예요. 하고 싶은 것도 뚜렷하지 않고 일단 취직해야겠다는 거예요. 또 취직하고 나서도 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거예요.

그래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은 흔히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빨리빨리 가서 빨리빨리 하면 다 해결된다'가 아니고 진짜 시간을 갖고 내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선택하면 그때는 속도가 문제가 아니거든요.

어차피 빨리 간 친구들은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으니까 소신 있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자신 있게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은 대학 갔는데 느려도 될까?', '남들은 이거 하는데 뭘 해야 하지?'라고 불안해 하지 말고 내가 방향만 정하면 다음은 앞으로 나아가면 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어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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