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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May 14. 2022

22일 차

2022. 05. 14

Q. 부모님께 받은 가장 큰 칭찬은 언제 주로 무슨 일이었나요?

나는 이 질문을 들었을 때, 정말 칭찬을 받은 기억을 찾으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해보려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나는 애써 칭찬이 칭찬이 아니었던 기억을 찾으려 애썼을까요?

나는 내가 한 무엇에 대해서 부모님이 진심으로 기뻐하고 인정해 준 기억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내게 "넌 원래 잘하잖아."라는 말을 칭찬으로 했지만, 나는 그것이 그리 기쁘고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그리고 "왜 이것밖에 못했어?"라고 얘기하곤 했습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빠는 내게 아무런 말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Q. 어릴 때, 가족이 자주 시간을 함께했나요? 모이면 주로 어떻게 지내세요?

우리는 일요일마다 교회를 갔습니다. 교회가 끝나면 외식을 했고요. 엄마는 항상 바빴고, 아빠는 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으며, 엄마와 아빠와 함께했던 시간은 아마 엄마의 기억 속에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Q. 지금, 가족들은 자주 모이세요? 모이면 주로 무엇을 하세요?

지금 우리는 모이지 않습니다. 어쩌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맛있는 밥을 먹고, 어색함을 때우기 위해 무언가에 심취한 척,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여 길게 말하기를 하고, 심바와 함께 민화투를 치기도 합니다.


Q. 가족과 집을 떠나 독립한 시기는 언제 어떤 방법이었나요?

나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집을 떠났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숨을 쉬는 기분이었죠. 물론 집을 나왔다고 해도 100%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는 꽤 기뻤습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엄마를 만나면 늘 싸웠고, 엄마와 헤어져서 나만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많이 울었습니다. 나는 엄마의 집이 필요 없어진 이후로 엄마의 집에 가지 않습니다.


Q. 우리 가족의 자랑스러운 점을 이야기해주세요.

우리 가족은. 그럼에도. 아직.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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