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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thew Marks Gallery

by 동그라미

‘Wade Guyton’

Matthew Marks Gallery


갤러리전경.png Matthew Marks Gallery 전경 (SOURCE: ART MIAMI MAGAZINE)


Matthew Marks Gallery는 1991년 뉴욕에서 설립된 현대미술 갤러리이다. 갤러리는 현재 뉴욕 첼시에 세 개의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이 갤러리는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작가들을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작가와의 관계성을 토대로 장기적인 협업을 유지하며, 상업적인 면모보다는 예술적 가치를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Matthew Marks Gallery에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미니멀리즘과 삭면 추상의 거장 ‘Ellsworth Kelly’, 다큐멘터리적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Nan Goldin’, 미국 팝아트와 개념미술의 연결고리인 ‘Jasper Johns’ 독창적인 조각과 설치미술을 선보이는 ‘Robert Gober’ 등이 있다. 이 외에도 ‘Brice Marden’, ‘Gary Hume’, ‘Charles Ray’, ‘Martin Puryear’ 등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이어 나가고 있다.


https://matthewmarks.com/


특히, 이 갤러리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뉴욕현대미술관(MoMA), 휘트니미술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협력하여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작품집과 도록을 출판하는 등 출판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컬렉터 및 미술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현대미술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Wade Guyton


Matthew Marks Gallery에서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작가는 ‘Wade Guyton’(b.1972)이다. 그는 미국 출신으로, 디지털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인 회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전통적인 회화 개념을 확장하고, 기계적 오류와 우연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새로운 미술적 표현을 탐구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미술에서 회화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업사진.png Wade Guyton 작업사진 (SOURCE: THE NEW YORK TIMES)


‘Wade Guyton’의 작업은 붓이나 물감을 사용하지 않고,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해 대형 캔버스나 린넨 천에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단순한 디지털 출력이 아니라, 출력 과정에서 기계적인 오류를 활용하면서 독창적인 회화적 표현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A4나 A3 크기의 종이를 인쇄하도록 설계된 프린터에 대형 린넨을 넣어 출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잉크 번짐, 겹침, 왜곡과 같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 그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계적 과정과 인간의 개입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회화를 창조한다.


작품1.jpg Untitled, 2006, Epson UltraChrome inkjet on linen, 229x135cm (SOURCE: Matthew Marks Gallery)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Untitled (U)" 시리즈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프로그램에서 기본 폰트로 설정된 ‘U’ 글자를 확대하여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출력 과정에서 프린터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잉크 번짐과 기계적 오류로 인해 작품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왜곡과 색상의 중첩이 발생하며, 이는 ‘Wade Guyton’이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작품2.jpeg Untitled, 2008 (SOURCE: WHITNEY MUSEUM)


"Black Paintings" 시리즈는 대형 캔버스 위에 검은색 사각형을 프린터로 출력한 작품들이다. 언뜻 보기에는 미니멀리즘 작품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잉크가 부족한 부분이나 번진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는 기존의 미니멀리즘과는 다른 회화적 접근을 보여주며, 기계적 오류를 미적 요소로 끌어들이는 그만의 방식이 돋보인다.


작품3.jpg Untitled, 2006, Inkjet on canvas, 216.5x175.3cm (SOURCE: MOMA)


또한 "Untitled (X)" 시리즈에서는 강렬한 ‘X’ 기호가 반복적으로 배치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러한 기호적 표현은 단순한 패턴이 아니라, 출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함께 새로운 형태로 변형된다. 이는 디지털 기술과 기계적 한계가 결합하여 예술로 승화되는 방식의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ea83004d82d862e5d16ef5e60b07ccc1.jpg Untitled, 2015, Epson UltraChrome HDR on linen, 84 x 69 inches (SOURCE: PETZEL)


최근에는 스크린샷과 픽셀화된 이미지를 활용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웹사이트의 화면을 캡처하고 이를 대형 캔버스에 출력하여 픽셀화된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소비 방식과 불완전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한 작업으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접하는 시각적 경험을 반영하고 있다.


DSCN8050.jpg Wade Guton 작업실 전경 (SOURCE: Conceptual Fine Arts)


‘Wade Guyton’의 작업은 현대미술에서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붓과 물감을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의 작업은 회화로 간주된다. 이는 ‘Marcel Duchamp’레디메이드 개념이나, ‘Sol LeWitt’개념미술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의 작업은 창작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대신, 기계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적 요소를 미술적 표현으로 수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디지털 시대에서 회화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과거에는 회화가 작가의 손길과 붓질을 통해 만들어졌다면, 은 기계를 이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이미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기계적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 오류를 활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조형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서 예술 창작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중요한 접근법이다.


휘트니.jpg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전경 (SOURCE: Whitney Museum)


‘Wade Guyton’의 작품은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되었으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주요 개인전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베니스 비엔날레, Kunsthalle Basel 등 미국을 넘어 유럽에도 그의 작업이 널리 알려졌다.


moma_renovation_and_expansion.jpg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City (SOURCE: MOMA)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휘트니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프랑스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등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작업이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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