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마주하는 순간
세상은 수많은 길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길은 곧고 반듯하지만,
어떤 길은 울퉁불퉁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그 길 위에서 삶을 마주하며 걸어간다.
나는 안 가본 길을 걷는 걸 좋아한다.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
바람에 실려 오는 낯선 향기,
예상치 못한 풍경들이 내 삶의 한 조각이 된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목적지 없이 길을 걷는다.
어느 날은 따뜻한 동네 분들을 만나고,
또 어느 날은 외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
어두운 밤이 되어 완전 혼자가 되는 순간.
비로소 나로 돌아옴을 느낀다.
아무도 없는 적적한 공간에서
아무 걱정 고민도 없이 나는 편한 자세로 엎어져 버린다.
포근한 이불속에서도 나를 찾을 수 있겠지? 하면서....
우리는 삶이 단순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 속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종종 목표에만 집중하고 과정은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을 길을 걸으며 배우고 느끼는 것들이다.
걱정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걷는 게 아니지만,
어떤 날은 길을 걸으며 걱정과 고민이 해결이 될 때도 있다.
해결이 되는 날은 그날 일정을 빨리 마무리하고
걷던 길을 멈춘다.
난 얼른 숙소를 잡고 깨끗하게 씻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또다시 이불 속에 들어가 엎어진다.
난 왜 이렇게 행복하지?라고 느낀다.
고민이 해결되는 날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소소한 행복이 밀려온다.
포근한 이불처럼.....
나는 길을 걸으며 무엇을 배우고 느끼고 싶어서 아무도 모르는 길을 겁 없이 걷는 것일까?
모르는 길을 걷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예전엔 겁이 났는데 이제는 정겹고 반갑다.
길 위에서의 만남은 예측할 수 없지만, 때로는 짧은 인연이 깊은 깨달음을 준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삶은 정해진 레이스가 아니라, 그 길 위에서 순간을 즐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길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때로는 길을 잃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 길 위에서 내가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 이다.
나는 길 위에 서있는 위태위태한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누구나 위태로운 삶을 살아본 경우는 많을 것이다.
꼭 나만 그런 것처럼 유난 떨지 말아야지..
나는 다시 길을 나셨다. 더 이상 서두르지 않았다.
발걸음을 천천히 내디디며,
나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온전히 느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