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타고 싶어하신 자전거
내 나이 마흔이 훌쩍 지났지만, 이제까지 엄마께 진심 어린 “사랑한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고맙다”라는 표현도 어색해서 늘 머뭇거리다 끝난다.
성격 탓일까, 아니면 마음 깊은 곳에 아직 그 말들이 자리 잡지 않아서일까.
지금은 그 둘조차 구분되지 않는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약해지지만, 부모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더 높은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오셨다. 그런 만큼 엄마의 아프고 힘든 모습은, 나 자신의 아픔보다도 훨씬 서글프게 다가온다.
어릴 때부터 다리가 불편하셨던 엄마는 최근 큰 수술까지 받으셨지만, 여전히 지팡이 없이는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절뚝거리며 걸어가시는 뒷모습을 보는데, 내 눈시울은 어느새 흐려지고 있었다.
요즘 엄마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셔서, 얼굴이 더욱 핼쑥해졌다. 식사만이라도 제때 하시면 좋겠는데, 밥을 드시지 못하는 날이 많아 걱정이 커진다. 엄마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외할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 입맛이 없어 거의 드시지 못하시고, 날이 갈수록 기력이 쇠하셨던 외할머니의 모습이 우리 엄마와 많이 닮았다. 다리가 불편하니 움직이기를 더더욱 꺼리시며, “창피하다”라고 말씀하신다. 다리에 통증이 있다는 말씀도 자주 하신다.
우리 시어머니와 동갑이지만, 시어머니는 여전히 활발하시고 일도 하고 계시는 모습이 젊게 느껴진다.
반면 우리 엄마는, 워낙 몸이 약하셨고 오랫동안 병마와 싸워오셨기에 늘 에너지가 부족하고, 예전보다 훨씬 늙어 버리신 듯하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저릿하다.
다음번에 집에 갈 때는, 눈물이 터질까 봐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이번에는 꼭 말하려 한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 “엄마, 사랑한다”, “정말 고맙다”,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 달라”라고.
이번에는 울지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면 어느새 눈가가 뜨거워진다.
엄마의 삶 전체가 눈앞에 흘러가듯 스쳐가고, 깊은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마음속에 차오른다.
서글프다.
한때 꽃잎처럼 고왔던 엄마의 청춘은 이제, 도드라진 광대뼈와 쏙 들어간 눈으로 바뀌었고, 지팡이를 짚은
뒷모습은 새삼 낯설고 야속하다. 세월은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