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피아노가 너무 배우고 싶었다. 피아노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러웠다.
동네에 피아노 학원이 생겼다. 나랑 가장 친한 친구가 그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나도 너무 다니고 싶었다.
매일 엄마한테 졸랐다. "엄마, 나도 피아노 배우고 싶어, 피아노 학원에 보내주면 안 돼?"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안돼", 아니면 묵묵부답이셨다. 그땐 몰랐는데 다른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피아노까지 보내기가 힘든 형편이셨던 것 같다. 철없이 그런 것도 모르고 엄마를 너무 힘들게 했던 것이다.
내가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아이들이 무언가 배우고 싶다고 할 때 선뜻해주지 못할 때 피아노 학원이 생각이 났다. 엄마도 그때 나처럼 괴로웠겠지? 하고.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자취를 하면서 직장을 다녔다. 난 성인이 되었는데도 피아노에 관한 갈망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피아노 학원에 일주일에 3번씩 다녔다. 한 1년 정도 다니고 나니 어느 정도 악보를 칠 수 있게 되었다. 난 그것만으로 만족할 순 없었지만, 교대근무인 관계로 더 다닐 수는 없었다. 그래도 기뻤다.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1층 악기상점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난 뭔가 홀린 듯 그 상점에 들어갔다.
"사장님, 지금 나오는 음악 이름이 뭔가요?"라고 물었다.
사장님은 brain crain의' Song for sienna'라는 곡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CD 한 장을 구입했다.
그 뒤로 집에 와서 그 피아노 연주곡만 들었다. 들으면서도 가슴이 설레고 어쩔 땐 눈물까지 나왔다.
그만큼 피아노에 관한 열정이 남아 있었다. 다른 누군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만 봐도 설레던 시절. 피아노 연주곡만 들으면 눈물이 나는 시절.
그립다. 그 시절이.
이젠 설레지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감수성이 없어진 걸까?
예전만큼의 열정이 사라진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