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

by 라라



보도블록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면서 서서히 닳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블록 사이로 풀은 늘 끈질기게 뿌리를 내린다.

아무리 뽑아내고 단단히 틀어막아도 삶의 생명력은 틈을 찾아 자란다.

잡초처럼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사람들에 짓밟히면서 쓸쓸하게 죽어간다.


보도블록은 종종 들떠 있거나 고르지 않아 발이 걸릴 때도 있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은 빼내고 새로운 보도블록을 깔아줘야 한다.

우리의 삶도 평탄하지만은 않다.

우리가 넘어질 때 툭툭 털고 일어나는 과정과 똑같다고 생각을 한다.


때로는 보도블록 위에 낙서, 껌 자국, 혹은 빗물이 만든 얼룩이 남아 있다.

깨끗했던 보도블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렇게 변해 버렸다.

이건 마치 기억과 상처, 흔적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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