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전, 나는 삼차신경통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삶의 질이 달라지고 성격도 조금씩 밝아졌다. 그동안 그 고통을 어떻게 참고 지냈나 싶을 정도로 머리가 맑아져서 너무 행복했다.
수술 후 나는 커피도 끊고 술도 끊었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과격한 운동이나 뛰는 운동, 머리에 힘을 주는 동작은 피하라고 하셨다.
수술 직후부터 요가를 다니고 있었는데, 편안한 요가는 괜찮았지만 머리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하는 동작을 하고 나면 두통이 밀려왔다. 처음엔 우연이겠지 싶어 넘어갔다. 하지만 그다음 날에도 똑같은 동작 후 두통이 생겼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두통이 있을 때는 요가를 하면 안 된다는 글이 있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목이 경직되면서 두통이 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뒤로 요가를 끊고 집에서 자전거를 탔다. 조심스럽게 생활하니 머리의 통증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수술 1년이 지나고부터 갑자기 수술했던 오른쪽이 아닌 반대편 왼쪽에 두통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왼쪽 앞쪽부터 뒤통수까지 통증이 몰려왔다. 새벽에도 두통 때문에 잠을 깨는 날이 많아졌다.
나는 예전처럼 약국에서 파는 모든 진통제를 먹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면 또 왼쪽 수술을 하라고 할 것 같아서 가기가 겁났다. 약국 약을 계속 먹다 보니 내성이 생겨서, 어느 날은 하루에 한 갑을 다 먹는 날도 있었다. 머리는 아프고 약 때문에 속은 울렁거리고, 하루도 쉬지 않고 아팠다.
6개월 정도 통증을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수술했던 병원에 갔다. 다시 CT를 찍고 혈액검사를 했다. 며칠 후 결과를 보러 갔는데, 검사상 특별한 이상은 안 나올 것 같았다. 수술을 하자고 할까 봐 겁이 날 뿐이었다. 처음 수술할 때 왼쪽도 혈관이 많이 꼬여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 불안했다.
다행히 교수님은 결과가 정상이고, 1년 전 수술 부위도 잘 회복되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두통약과 신경통약을 처방해 주셨다. 병원에 간 그날도 두통 때문에 괴로워서 처방받은 약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었다.
며칠간 처방받은 약을 먹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왼쪽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야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교수님은 한 달 정도 먹어보고 통증이 더 있으면 다시 오라고 하셨다.
지금은 약을 먹고 있어서 괜찮은 건지, 약을 끊으면 또다시 통증이 생길까 하는 염려만 남았다. 수술 후 후유증을 겪은 나는 더 이상 이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