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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수 Aug 23. 2018

악셀비첼을 품은 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트레이닝 받는 악셀 비첼 [출처-악셀비첼 트위터]

  악셀 비첼(29)이 도르트문트 이적을 완료했다:


  독일 Kicker지에 따르면 이적료 20M(한화 약 260억)으로 계약은 2022년까지다. 연봉은 7.5M(한화 약 97억), 지난 시즌 중국수퍼리그(CSL) 텐진 콴잔에서 받던 연봉(18M)의 반토막 수준이다. 월드컵 종료 직후부터 관심을 표했던 도르트문트의 영입 의사와 비첼의 유럽 복귀 타진이 적절히 맞물렸던 것으로 판단된다.

  

   비첼은 이미 2016년 여름 한차례 유벤투스로 이적 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상 확정이었다. 하지만 이적시장 마지막 마감시간 내 서류가 도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제니트가 비첼의 대체자원을 구하지 못해 일어난 헤프닝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듬해 겨울, 비첼은 천문학적 금액의 연봉과 함께 중국수퍼리그 텐진 콴잔으로 이적했다. 이후 비첼은 "한편으론 유벤투스 같은 빅클럽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나의 가족들을 위해 거절할 수 없는 제안도 있었다" 라는 뜻을 밝혔다.


   도르트문트 이적은 비첼에게도 필수였다. 황금세대로 불린 벨기에 대표팀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3위를 거머쥐었다. 벨기에가 치른 월드컵 6경기 중 비첼은 5경기 선발로 출전하며 '중국화' 논란을 잠재웠다. 러시아, 중국 리그를 거치며 그의 나이는 이미 20대 후반에 들어섰다. 나이를 감안한다면 지금이 빅리그(유럽 4대리그)로 이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여러 빅클럽들이 비첼을 원했다. 그중 도르트문트가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쳤다. 파리 생제르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도 접촉이 있었지만 비교적 주전 경쟁이 수월한 도르트문트를 택했다.


   도르트문트도 수준급의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16-17 시즌엔 팀 중심이었던 귄도간을 내줬다(도르트문트 -> 맨체스터 시티). 이후 이렇다할 중앙 미드필더 자원 보충이 없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베르더 브레멘의 토마스 델라니를 영입했지만 여전히 중원 무게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영건' 율리안 바이글과 다후드, 도르트문트에서 잔뼈가 굵은 누리 사힌만으론 분데스리가 우승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엔 부족해 보였다. 또한 비첼이라는 검증된 미드필더에게 20M(한화 약 260억)의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는 도르트문트에게도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출처-악셀비첼 트위터]


   도르트문트는 선수 영입에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값비싼 수퍼스타를 구매하기보단 각 리그의 유망주나 비첼처럼 빅리그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검증'된 플레이어들을 영입한다. 오히려 셀링 클럽에 가깝다. 14-15 시즌엔 이태리 세리에A 득점왕 출신 치로 임모빌레를, 17-18 시즌엔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에서 꾸준히 활약한 안드리 야르몰렌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도르트문트에서 정확히 한 시즌을 소화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반대로 말하면 많은 시간을 주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선수에게 주어진 기회 동안 별다른 활약이 없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빠르게 재판매 한다는 말이다. 빅리그 경험이 없는 만큼 비첼에게도 적응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도르트문트 나아가 분데스리가에서 자신의 실력을 빠르게 증명해야 한다.

 

   비첼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분데스리가 같은 빅리그 경험은 처음이지만 국제무대는 이미 다수 경험했다. 10대엔 그의 첫 팀 스탕다르 리에쥬(벨기에)에서 이미 UEFA CUP 무대와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벤피카(포르투칼),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에서도 꾸준히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홀딩과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겸한다. 좋은 신체조건과 뛰어난 패싱능력, 왕성한 활동량과 더불어 공격시에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리에쥬 시절엔 194경기에 출전해 45골 18도움을 올렸고, 제니트에선 180경기 22골 14도움을 기록했다.


루시앙 파브레 감독


  OGC 니스를 이끌던 루시앵 파브레 감독이 부임했다. 토마스 투헬 이후 피터보츠, 페터 슈퇴거를 거쳐 3번째 선임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선 바이글이 도르트문트의 '허리' 역할을 담당했고, 피터 보츠 체제에선 누리 사힌이 다시금 빛을 봤다. 이번엔 파브르 감독이 새판을 짠다. 부임 당시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축구와 역습에 능한 팀을 만들겠다고 예고하며 악셀 비첼의 중용을 시사했다. 빅리그에서 활약하지 않음에도 벨기에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번엔 분데스리가다. 파브레 감독과는 어떤 합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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