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수 Apr 17. 2019

쾰른 더비, 뿌리가 강한 독일축구

분데스리가 

SC VIKTORIA KÖLN 홈 구장 
4,5부리그 더비지만 인산인해를 이루는 경기장 입구

[쾰른더비 그리고 뿌리가 강한 독일축구]

20190327

Mittelrhein Viertelfinale 8강

FC Viktoria Köln VS SC Fortuna Köln


 3부리그 포르투나 쾰른과 4부리그의 빅토리아 쾰른의 동일 연고지 더비를 찾았다. 한국으로 비교하면 FA컵에서 K리그 챌린지 서울 이랜드FC랑 K3리그 서울유나이티드가 붙은 느낌이다. 포칼 경기라고 칭했는데 사실 포칼은 아니다. 따지자면 포칼안의 포칼이다.


 DFB 포칼은 분데스리가 1부, 2부리그 각각 총 36개팀과 21개의 각 지역별 협회 우승팀 그리고 3부리그의 우승팀부터 4위 팀까지 총 64개팀이 참여한다. 이번 경기는 21개 협회 중 한 곳인 Mittelrhein 지역 8강이었다. (Mittelrhein은 독일 서부지역 라인강이 흐르는 중심부를 뜻함)Mittelrhein 지역에서 우승을 해야 Dfb Pokal 1R부터 참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기강 7000석을 가득 메운 쾰른 더비 팬들

양팀은 작년 4강에서도 맞붙었다. 결과는 4부리그 빅토리아 쾰른의 3:0 승리. 빅토리아는 Mittelrhein지역 우승을 차지하며 Pokal 1R에 참여했지만 RB Leipzig를 만나 3:1로 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어제 경기는 3:2로 포르투나가 역전승을 거뒀다.


 3,4부리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대단했다. 분데스리가를 방불케하는 인파가 경기장을 찾았다. 4부리그인 빅토리아 경기장 좌석수가 약 6200석인데 만석은 물론 입구 앞에선 암표까지 팔고 있었다. 더비하나가 이렇게 힘이 강하다.


 수준 또한 높았다. 어제 기준 표값은 17유로 대략 2만원 정도였지만 그 돈을 지불하고 직접 찾아가 충분히 볼만하다. 독일에선 보통 4부리그부터는 ‘프로’로 여겨진다. 1,2부리그사이에 큰 차이가 없듯이(물론 뮌헨, 도르트문트 제외) 3,4부 사이에도 큰 차이가 없다. 작년 Mittelrhein 컵에서 4부리그인 빅토리아가 포르투나를 3:0으로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이변이 아니라 리그사이에 큰 갭이 없다는 걸 대변한다. 추가로 3부리그 포르투나는 거의 3부리그 중하위권을 맴돌고, 4부리그 빅토리아는 Regionalliga West 지역에서 항상 우승권이다.

역시 맥주

독일에서 단일리그는 1부 분데스리가부터 3부까지만 해당된다. 단일리그라 함은 각 리그에 지역별 구분없이 18개의팀만 참여한다는 뜻이다. 4부리그는 지역별 5개의 리그가 4부리그를 구성한다.


 문제는 5부리그부터다. 5부리그부터 지역별 리그가 14개로 확대된다. 지역별 한리그당 최소 15개의 팀이 존재한다고 보면 5부리그는 자그마치 210개의 팀이 한 리그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이런식으로 1부리그부터 11부 Kreisliga까지 확대해보면 2018년 기준 24,742개의 팀이 독일 축구협회에 등록되어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매주 일요일 Sonntagsspiele에 독일 전역 운동장에서 대략 27만명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는 말이다.


 독일은 얼마전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에 출전한 3팀(뮌헨, 도르트문트, 샬케)이 모두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 또한 월드컵부터 이어진 성적부진으로 훔멜스, 보아탱, 뮬러를 강제은퇴(?) 시키며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축구팬들도 이번 사태를 보며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독일축구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이다.

홍염을 터뜨린 어웨이 팀 FC Fortuna Köln (4부리그)


 독일 중하부리그엔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없어 아프리카 선수들부터 터키, 한국 일본까지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상위리그로 쉽게 올라가진 못한다. 결국 선굵은 독일만의 축구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에 알맞게 적응하거나 결국 용병이기 때문에 월등히 뛰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왜일까? 축구 잘하는 독일인들이 베를린 장벽만큼이나 줄 서있다. 넘쳐난다. 독일 아이들은 보통 4~5세부터 축구를 접하고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 까지 한 팀에 소속돼 평생 축구를 즐긴다. 걔 중 소질이 보이면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다(공부도 계속한다).축구를 시작하는 환경이 말도 안되게 다르다. 인재는 계속해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Mittelrhein 8강에서 4부리그 빅토리아는 3부 포르투나에 아쉽게 역전패 했지만, 19번 Kevin Holzweiler 선수는 빛났다. 미치게 잘찬다. 독일 사람모두 축구를 걱정하고 있다. 적은 돈 투자 때문이라고? 걱정할 거 없다. 뿌리가 강하면 태풍이 불어도 끄덕없다. 포스트 사네, 베르너, 키미히가 사방 천지다.

작가의 이전글 루시앵 파브레, 명장이 될 것인가 독불장군이 될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