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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Jan 18. 2020

알아차림 2

몸살 여행

 

 몸은 나에게 깜박깜박 바뀌는 신호를 보냈건만 설마 하면서 요행을 바라다가  6박 7일  몸살 여행을 떠났다. 가고 싶지 않은 여행을 몇 번 하다 보면 일 년이 훅 지나가고 조금씩 늙어간다. 당장 드러눕기 전에 빨래를 하고 반찬으로 먹을 김 한 박스를 시켜놓는다. 더운 콧바람을 뿜어내며 익숙하게 여행을 준비한다. 식구들은 밥을 먹어야 하고 아이들을 등교시켜야 했던 옛날에 비해서는 지금은 편안하게 이불을 싸매고 누울 수 있다.


 감기몸살이 나면 일상의 모든 것들은 멈춰진다. 열을 내고 열중하던 일들도 잠잠히 사그라든다. 천장을 바라보며 '인생이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고민도 한다. 근육통 속에서는 내가 더  잘 보이고, 유한한 삶이 그림으로 그려지는 여행이다. 여행은 무엇이든 얻을 것이 있나 보다. 뜨뜻한 아랫목으로 충분히 감사했기에.


2020년 01월 18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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