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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Mar 05. 2020

알아차림 5

구미녀 <九尾女>

 아홉 개 꼬리가 달려 신통한 능력을 부리는 구미호가 아니고, 줄줄이 사탕처럼 나에게 달려있는 꼬리표이다. 자르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잠시 조금 짧아졌다가 못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어지기를 반복한다.


1. 집착녀 

자식을 향한 사랑은 곤충에나 있는 더듬이가 장착되어  늘 가동 중이다.

2. 걱정녀 

눈을 뜨면서 시작하는 반찬 걱정부터 나라 걱정까지 하루 종일 걱정이 많다.

3. 답답녀 

장가간 아들 집에서 하루 자는 것도 불편하고 아들 집 냉장고 문을 여는 것도 편치 않다.

4. 툴툴녀 

남편에게 내속에 있는 마음 털어낸다고 툴툴댄다.

5. 정의녀 

도덕적인 부분에 핏대를 세운다. 공원 나무에다가 소변을 보고 있는 아저씨에게 다가가 한마디 한적 있고,  여행하는 여학생에게 접근한 아저씨를  여학생에게 알려 도망치게 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뛴다.

6. 未鍊(미련) 녀  

어리석지는 않으나 후회가 많다.

7. 찔찔녀 

편지한 장에  감동의 도가니. 찔찔 짠다.

8. 망설녀 

큰 것보다도 자질구레한 것들을 고민한다.

9. 뒤끝녀 

인간관계에서 쿨하지 못해서 은근슬쩍 못 넘어간다.


보이지 않는 꼬리 감추며 살기에 기진맥진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편협함이 노력하지 않아도 굳어지려 하고  

따뜻함과 관대함은 살아갈 날까지 

노력해야 하나 보다.


 

2020년 3월 5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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