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 동화

어린이가 읽으면 안 되는 이야기

by 바보

소년이 빠진 이빨을 깊은 산속 옹달샘에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이빨 요정님 저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놀랍게도 이빨 요정이 나타나 소년에게 속삭였다.

"어른들에게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능력이 없다는 걸 다른 사람이 알게 되는 거야.

자기가 능력 있다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무능력한 사람이야.

그런 걸 허세라고 하지.

허세는 능력이 없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야.

허세를 부리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은 겸손이 아니라 용기야.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

그 용기가 없어서 다들 허세를 부리는 거야.

겸손이 언뜻 보면 좋은 것 같지? 어른들에게 겸손은 가면인 경우가 많아.

겸손이라는 가면으로 허세를 가리고, 허세라는 가면 아래에 있는 두려움을 가리는 거야.

자존심을 건드리면 어른들은 불같이 화를 내.

어른들은 자존심이 홍시처럼 연약하기 때문이야.

화를 내면 다행인데 화를 낼 수 없는 사람들도 있어.

자존심이 다쳤는데 화를 낼 수 없는 사람은 영혼이 병들어.

그러니 차라리 화를 내는 어른이 되어야 해.

그래서 성공해야 하는 거야.

성공한 사람만이 화가 날 때 화를 낼 수 있거든.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강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

아주 작은 일에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상처를 입어도 말도 안 해줘.

말을 해야 화해를 할 텐데 절대 말을 안 해.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존심이 상하거든.

그래서 어른들은 화해를 못해.

한 번 싸우면 끝이야.

한 번 싸우고 끝이면 도대체 누구랑 노냐고?

맞아. 그래서 어른들이 외로운 거야."


요정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소년은 겁에 질렸다. 절대로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모두 들은 소년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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