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던 그 날, 영원할 줄 알았던 젊음이 실은 영원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했던 그 날. 왠지 우울해서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다가, 느지막이 동갑내기 친구에게 전화해서 착잡한 심정을 나누었다. 이십 대의 눈으로 바라본 삼십 대 형들은 나와는 다른 혹은 나와는 상관없는 '아저씨'였다. 그런데 내가 그 '아저씨'의 일원으로 편입되는 그 날이 오고야 만 것이다. 그 날의 착잡함이란..
스물과 서른의 경계는 이렇듯 감상적인 변화였다면, 마흔으로의 이동은 보다 신체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노화가 10년 이상 진행되어 그 결과가 온몸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노화가 아직 오지 않은 부분을 찾는 게 빠를 정도여서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도 않다. 몇 개만 말하자면 탈모, 검버섯, 기미, 노안, 비립종, 융종 뭐 이런 구질구질한 것들이다.
함께 늙어가는 친구들 중 건강식품을 안 챙겨 먹는 이를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노화가 비켜간 친구 역시 단 한 명도 없으니, 건강식품 가운데 제대로 된 게 하나라도 있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 다들 노화를 어떻게든 늦춰보려 발버둥 치는데, '노니 쇳가루 기준치 60배 이상 검출, 전량 회수' '크릴 오일 부적합, 전량 회수' 등의 뉴스를 보노라면 우리의 노력이 오히려 노화를 앞당기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느라 오랫동안 보지 못한 그리운 친구들아, 너희에게 한 가지 희소식을 전한다. 급속한 노화는 삼십 대에 진행되고 사십 대에는 그 결과가 몸 곳곳에서 드러나는 시기일 뿐 노화의 속도는 오히려 늦춰지는 시기라더라. 그러니 너무 상심하지 말고, 또 포기하지 말고 건강 잘 챙기자. 건강식품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최근 들어 유명해진 것들은 거르는 게 좋을 것 같다. 노화에 부질없이 저항하기보다 아름답게 성숙하기 위한 거룩한 투쟁을 이어가기 바라며,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