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은 홍시처럼, 푸딩처럼, 순두부처럼 여린데 반해 우리의 무신경한 말은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송곳처럼 뾰족하다. 그래서 말을 늘 조심해야 한다.
늘 조심하다가도 경계를 풀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상대방이 가까워졌다 혹은 편하다 느껴지는 순간이다. 특히 직장에서는 부하 직원, 아니 후배 동료에게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은 나를 가깝고 편하게 느낄 리 만무한데 상사의 입장에서는 부하 직원(후배 동료)이 편하다 못해 때로 만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특히 경계해야 한다.
짓궂은 농담이란 말은 학창 시절 까지만 사용해야 하는 단어인 것 같다. 성인이 던지는 짓궂은 농담은 실은 상대를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실없는 농담, 악의 없는 농담, 가벼운 농담 등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결국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교묘한 표현일 뿐 결국 언어폭력이 아닐까.
나는 정말 악의 없이, 우리 부서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던진 농담이 한 후배의 표정을 앗아갔다. 후배가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살짝 웃으며 뭔가 대꾸도 했지만, 그 묘한 미소에 이어지던 싸늘한 무표정에서 뭔가 잘못됐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친구를 따로 불러 차 한잔을 건네며 아까 내가 한 말 때문에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면 사과하고 싶다 하니 후배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정말 혹시나 해서 말을 꺼낸 거라 그냥 지나쳤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다가, 정말 악의 없이 가볍게 던진 농담이었는데, 전혀 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는데, 그래서 좀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다가, 무심히 던진 상사의 말에 아파했던 어렸을 때의 나를 떠올렸고, 결국 나는 억울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닿았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을 꺼내 줘서 고맙다 했지만 전혀 고마워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선생님에게 혼나고 차가운 복도에 엎드려 눈물로 썼을 반성문을, 이렇게 편한 자리에 앉아서 냉커피를 홀짝이며 쓰고 있으니 뭔가 잘못된 느낌이다. 제대로 반성하지 않아서 얼마 안가 실수를, 아니 언어폭력이라는 죄를 또 범할 것만 같아 나 자신이 못 미덥고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