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칭에서 떠나는 해외여행 2. 몰디브
1월에 학기를 시작하고 3월 말 미드텀 브레이크에 맞춰 미리 몰디브 여행을 계획했다. 우리나라에서 신혼여행하면 돈 많이 쓸 생각하고 가는 곳이라 비쌀 거라고 생각하며 검색만 해보자 싶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에어아시아 KL-몰디브 왕복 항공권이 20만 원인 게 아닌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매료되어 큰 생각 없이 가장 저렴한 환불불가 표를 예약하고 나서야 OMG 호텔은 어떡하려고 아무 생각 없이 예약한 거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으니 가장 합리적인 여행을 계획하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1. 항공권 (에어아시아 기준)
에어아시아는 프로모션 기간에 티켓을 구매하거나 탑승일 보다 많이 앞서 예약하면 할수록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본인은 여행하기 3개월 전에 몰디브행 티켓을 구매했다.
-쿠칭-KL(편도 1시간 20분) : 왕복 10만 원 ( KL행 항공권은 학교 브레이크 때와 주말에 가장 비싸진다. 필자는 비싼 편인 왕복 항공권을 구매했었다.)
- KL -몰디브(편도 4시간) : 왕복 20만 원 (3개월 전 초특가 항공권 구매)
-총 항공권 비용 : 30만 원/ pax
2. 리조트
덜컥 항공권을 구매한 뒤 호텔 예약 사이트에 여행 날짜를 입력하고 본 가격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역시 왜 신혼여행을 가는지 알았다. 여행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럭셔리어스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때만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5성급 리조트들을 살펴보다가 가격보다 더 충격적인 문구를 발견했다. '리조트까지 경비행기로 이동, 이동비용 US$ 250 /pax ' OMG 몰디브 왕복 항공권 값보다 말레 공항에서 리조트 이동 비용이 더 비싸다니 나의 무지함과 조급한 결정이 이런 결과를 낳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항공권을 포기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제야 각 섬들이 하나의 리조트이며 말레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이동 비용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몰디브 기본 지식을 습득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도로 호텔 검색하기를 누르고 공항에서 가까운 호텔들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말레 공항에서 38KM 떨어진 4성급 홀리데이인 칸두마 몰디브 리조트를 발견했다. 공항에서 가까운 편이기에 스피드 보트로 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했고 경비행기보다 싼 가격인 인당 US$130을 지불해야 했다. 예상치 못한 지출에 그간 꿈꿔왔던 물 위에 떠있는 룸을 포기하고 오션뷰 룸을 예약했다. 바닷가 앞에 위치한 단독 빌라로 조식 포함 1박당 가격을 35만 원이었다.( 풀보드로 조, 중, 석식을 다 먹을 수 있는 옵션도 있었지만 계속 비슷한 메뉴의 뷔페만 먹는 것보다 리조트 내에 다양한 레스토랑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조식만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 체크인 후 버기카로 이동해 들어간 룸은 물 위에 떠있지는 않았지만 여유 있는 공간을 누릴 수 있고 에메랄드 빛 바다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기에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룸이었다.
PS. 사실 몰디브 여행은 아들과 단둘의 여행이 아니었고 아이의 브레이크에 맞춰 손자를 보고 싶어 하시는 시부모님과 KL에서 만나 함께 떠난 여행이라 룸을 2개 예약해야 했다. 오션뷰 하우스로 방 2개를 예약하고 체크인하는데 가족이 함께 온 우리에게 룸 업그레이드의 행운이 따라줘 1층에는 거실, 간단한 부엌, 그리고 샤워실이 있고 2층에는 2개의 룸과 발코니가 있는 패밀리 비치 빌라에서 지낼 수 있었다.
3. What to eat
위에 언급된 대로 조식을 제외하고는 리조트에 있는 별도의 레스토랑들을 모두 이용했다.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 더 좋았고, 가격은 호텔이니 만큼 동남아 리조트와 비교해서 저렴하지는 않았다. 파스타와 피자가 US$ 20 정도였고 스테이크는 US$ 40, 아시아식 누들이나 볶음밥류는 US$ 15 내외였다. 한 아이당 키즈 메뉴 중 한 가지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던 점은 가족을 위한 리조트라는 모토에 잘 어울리는 정책이었다. 필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식사는 라이브 디제잉 음악을 들으며 멋진 바닷가에서 먹었던 샴페인 무제한, 시푸트 뷔페였다. 인당 100달러++였지만 분위기나 음식, 주류까지 부족한 면이 없었던 멋진 곳이었다. 시부모님과 함께한 시간이었기에 어르신들 입맛에 맛을 컵라면과 햇반, 캔에 들어있는 간단한 반찬류를 챙겨가 중간중간 간식으로 먹거나 간단한 식사로 대신하기도 했다.
4. What to do
휴양지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다는 게 우습지만 아이와 함께 간 엄마가 칵테일만 마시며 쉴 수는 없지 않은가? 섬 자체가 리조트이자 한 번 들어가면 나올 때까지 숙소에만 있게 되는 상황이니 리조트 내에 유, 무료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수영 강습 (무료): 미리 신청을 하고 정해진 수영 레슨 시간에 참가한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이야기하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에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 스노클링(무료) :개인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가지 않아도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스노클링 기어를 착용하고 에메랄드 빛 바다로 뛰어들면 깊은 곳에 가지 않아도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을 만날 수 있다. 꽤 큰 섬이기 때문에 섬의 어느 쪽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물고기가 달라진다. 작고 귀여운 열대어부터 꽤 큰 크기의 가오리와 새끼 상어까지 볼 수 있다.
- 카누, 카약, 패들 보트(무료) : 리조트 내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카누, 카약, 패들 보트를 무료로 빌려서 탈 수 있다.
- 상어 관찰 (무료): 상어 먹이주기 시간에 야생의 새끼 상어들이 몰려들어 상어를 볼 수 있다.
- 키즈클럽 이용하기 (대부분 무료) : 대부분의 휴양지 리조트들은 키즈클럽에서 다양한 어린이 교육 또는 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키즈 클럽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동안 부모들은 자유를 만끽할 수 있으니 아이들도 부모도 즐거운 윈윈의 시간이다. 재료비가 드는 활동에는 소정의 재료비를 청구한다. 키즈클럽이 아이들에게 좋은 점은 자기 또래의 친구들과 신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영어공부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겐 스피킹 연습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시간이다.
- 해양스포츠 (유료) : 휴양지에서 할 수 있는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웨이크보드 등 비용을 지불하고 신나는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동남아 휴양지에 비해 매우 비싸다는 점이 큰 단점이다.
- Excursion (유료) : 리조트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출발하는 보트를 타고 30-40분 나가면 고래상어, 거북이와 스노클링을 하거나 돌고래 와칭, 선셋 크루즈, 피싱 크루즈 등을 이용해 인도양을 즐길 수 있다.
PS. 스노클링 시 절대로 물고기들을 만져서는 안 된다. 만지려고 하면 물고기가 피하는 경우가 많지만 덩치가 있는 놈들은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고 공격할 수 있다. 필자의 아이가 새끼 상어와 가오리가 유유히 헤험치는 얕은 바다에서 어떤 물고기를 만지려다가 공격당해 손가락을 베이는 사고가 있었다. 새끼지만 상어가 헤험치는 바다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우는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대부분의 리조트들이 병원이 있는 수도 말레에서 멀기 때문에 각 리조트 내에는 의사가 상주한다. 버기를 불러 리조트 내 의무실로 가서 간단한 처치를 받고 항생제까지 무료로 처방받았고 다행히 열이 나거나 상처가 덧나는 일없이 깨끗하게 나았다.
5. 총평 (Expensive but it's worth a try!)
너무나 저렴한 항공권에 미혹되어 시작된 여행으로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며 무지하고 성급했던 필자를 자책하며 준비했던 여행이었다. 하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바다와 밤이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별들을 바라보며 보냈던 시간들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