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투쟁

by kmsnghwn

인간이란 건, 실은 전 생애에 걸쳐 투쟁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의 마음 속에 아주 약간의 흔적이라도 남기기 위해서 다들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고 있는 거겠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수많은 얼굴들이 쏟아져 나린다. 오래토록 묻어둔 얼굴도 있으며, 어제 만난 얼굴도 껴있다. 누군가의 마음에 나는 어떠한 흔적이라도 남겼을까. 만약 그 무엇도 남기지 못했다면, 나의 존재는 무엇으로 보증될 수 있을까. 나의 투쟁은 가치있는 것이었을까. 두려움이 밀려온다.


영혼의 무게를 계량하는 동안, 어느새 봄은 또 찾아온다. 봄이 찾아올 수 있는 건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거라고—분명 그럴 거라고 믿기로 했다.


2020. 0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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