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대던 어둠 속에서 첫발디딤
엄마 요즘이 참 난 감사해. 매우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어. 옆에 있는 사람들 탓하기 바빴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서운하기 바빴고, 나를 100% 알아주지 못하는 이들을 포기하고, 그래서 나는 여지까지만 할게라고 나를 작은 바운더리에 갇아놨어.
하지만 불현듯, 당장 해결하려 들고, 밖으로 향하던 슬픔을 이겨내 보자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 한 2주 전인가.
우선 내 안의 괴로운 마음을 먼저 이겨내기 위해, 몸을 움직이자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마음이 답답하기 시작할 때는 무작정 거리로 나가, 헬스장, 필라테스, 밤에 러닝 조깅을 조금씩 하면서, 내 몸에게 나 이제 움직인다라는 신호를 줬지. 그랬더니, 조금씩 몸이 꺠어나는 느낌과 동시에, 내 마음에도 힘이 빼꼼하고 삐집고 들어오는 것을 미세하게 느꼈지 뭐야.
그러다 보니, 스멀스멀 뭔가를 새롭게 일상 속에서 가져가보자라는 생각도 하게 됐지. 그래서 그동안 내가 힘들었던 괴로워했던 부분에 대한 ex. 결혼생활, 자존감, 노후 등 책을 찾아서, 하루하루 조금씩 책도 읽기 시작했어.
그 와중에도, 몸을 움직이는 노력은 계속하며, 하루하루 변주를 줘가면서, 나를 위한 한두 가지 일을 한번 해보자 노력을 하고 있어.
하루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 필라테스를 하고 찬 물에 샤워를 했어.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욕이 나올 정도로 너무 힘들었던 수업이지만 ^^, 찬물로 샤워를 하고 머리를 질끈 묶고, 깨끗한 티셔츠로 갈아입고 출근하기 위해 나서는 내 모습이 개운하고, 조금 대견했다까?
다음날은 오후에 퇴근을 하고, 방에 있는 창문을 통해 보이는 푸른 나뭇잎과 살랑한 바람이 스멀스멀 내 마음을 설레게 해, 주저 없이 레깅스를 주서 입고, 집 근처 남산에 올랐어. 가파른 숨으로 헐떡였고, 자세는 여전히 엉성하고 꼳꼳하지 못했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삐죽 나오고, 아 좋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지 뭐야.
그동안 만나기를 꺼려했던 주변의 동료들, 새로운 사람들 모임 등에도 거절하지 않고 기꺼이 나가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 고민 등을 듣고 가볍게 모임을 가졌어. 극 I인지라, 모임 있기 전날까지 긴장하고 잠을 못 이루던 나인 걸 정작 내 가장 친한 친구도 사실 몰랐을 거야.
근데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 집중하기 시작한 요즘, 그 모임에 대한 내 마음속의 부담감에 힘이 빠지기 시작한 것 같아. 그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지고, 눈을 바라보고 교감하고 대화하고 싶어 지기 시작했어.
남들에게는 사소한 일상이고 별일 아닌 루틴인 일이 나에게는 너무나 신선한 매직 킥 하나를 발견한 느낌인데?!
하루하루 오늘 하루는 또 어떤 파인딩이 있고, 어떤 새로운 느낌이 내 마음속에 들어올까 생각하면 심지어 조금 설레기도 해.
어둠 속에서 허우적대던 나에게, 이제라도 이러한 발견과 배움이 있어, 그동안 혹은 지금도 온고잉하고 있는 힘듦, 절망에게 감사해. 그 계기로 내가 이렇게 한 발짝 성장할 수 있게 되어서.... 진심이야 고마워.
엄마는 이미 이 킥을 알고 있었던 걸까? 하루를 엄마 의지대로 계획해서, 오늘은 이 일을 해야 한다며, 빼곡한 수첩을 뒤적뒤적거리다가, 부지런히 집을 나서던 엄마의 전화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것 만 같네...^^
보고 싶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