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품추구

멈춤의 순간에 깃든 통찰

—공(空)과 봄, 그리고 한 소녀의 정면

by kmuSTUDIO

위 영상은 AI 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아이, 흐르는 계절


봄의 바람이 불고, 소녀의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흩날립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온몸으로 계절을 맞이합니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 안의 고요함, 혹은 말이 되기 전의 감정처럼 다가옵니다.

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의 숨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 순간, 세상은 멈추고 — 오직 바라보는 자만이 살아 있습니다.




불교적 침묵, 그 안의 지혜

이 장면은 단지 정적인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녀는 멈춰 섰지만, 그 멈춤은 곧 '관조'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止觀雙運(지관쌍운)이라 부릅니다.
멈추고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지혜의 시작입니다.


그녀의 얼굴 위로 드리운 침묵은 妙有(묘유) —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상태입니다.
움직임 없는 이 장면은 三法印(무상, 고, 무아)을 고요히 상기시킵니다.
아이는 그 무엇도 말하지 않지만,
그 침묵은 말보다 깊고, 그 응시는 구도자의 눈처럼 우리를 향해 있습니다.




사라지는 빛, 남겨지는 공(空)

배경은 흐릿하고, 색은 사라졌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더 명확합니다.

형체가 지워질수록 본질이 드러나는 이 구도는
色卽是空 空卽是色(색즉시공 공즉시색) — 보이는 것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존재임을 말합니다.

그녀는 흩날리는 빛 속에서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작업 방식입니다.
덧붙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드러나는 것.




그래서 이 영상이 우리다.


KMU스튜디오는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기다립니다’.
감정이 고요히 떠오르길,
침묵이 스스로 말을 시작하길.

우리는 어떤 진실도 외면하지 않지만,
그 진실을 소리치지 않고 전달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소녀의 머리칼처럼,
우리는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깊이를 탐색합니다.


그녀의 침묵은 곧 우리의 태도이며,


그 시선의 끝에서—우리는 창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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