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품추구

칼날은 흙을 향하고, 시간은 무릎 아래로 흐른다

무위의 자세로 존재를 견디는 한 몸 — 그는 사라지는 쪽을 택했다

by kmu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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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AI 입니다




불은 말이 없고, 검은 기도를 대신한다


감각의 가장자리에서 깃든 침묵
등 뒤로 번지는 불길은 소리를 잃었다.


그는 그 앞에서 등을 보인다.


무릎을 꿇되 굴복하지 않고,
입을 닫되 말보다 많은 것을 응시한다.




이름은 전사였으나, 자세는 부재였다


명명된 자아와 해체된 태도 사이
갑옷은 여전히 전사의 형상을 품고 있으나,
그 안의 의지는 이미 형상을 떠났다.


그는 더 이상 싸우지 않는다 —
다만, 싸움 이후의 정적을 살아낸다.




무거운 형상은 더 깊은 허공을 낳는다


유한한 몸, 무한한 의미
그의 무릎은 흙을 향해 내려갔고,
그의 검은 더 이상 찌르지 않는다.


전쟁은 끝났고, 전사의 자리는
침묵이 거처할 공간이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불퇴의 자리, 공적 없음의 진입
그의 자세는 무공지좌(無功之坐)

무공지좌(無功之坐, 무功之坐)는 불교와 도가(道家)에서 특히 깊이 있는 의미를 지니며, 단순히 앉는 자세를 넘어 존재의 태도, 수행의 정수, 비움의 철학을 응축한 상징어



아무것도 이루려 하지 않는, 존재의 철수.



그는 불퇴전지(不退轉地)의 문턱에 머문다.

불퇴전지(不退轉地)는 보살이 수행 중 더 이상 퇴전(退轉)하지 않는 단계, 즉 깨달음을 향한 진보가 확고히 굳어진 상태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자 —
성취 없는 자의 위엄.




껍질은 남고, 존재는 흐려진다


실체 없는 실루엣의 여운
그를 둘러싼 형상은 점차 사라지고
이미지는 질감만을 남긴 채 퇴화한다.


그는 지금, 고요히 지워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기다린다, 보여질 때까지


묘사는 없다, 관조만이 있다
우리는 이 장면을 서사로 환원하지 않는다.


그 무릎이 내려간 이유를 묻지 않는다.

다만, 그 고요의 밀도를 따라 함께 멈춘다.




존재는 다만 그곳에 내려앉았다


침묵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본다


드러냄보다 감춤,
움직임보다 멈춤,


서사보다 무소(無所)의 상태 —

그 끝자락에서 우리는 이미지의 윤리를 다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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