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 무엇보다 지연된 내면의 속도로
위 영상은 AI 입니다
정면을 응시하되,
시선은 내면을 통과한다.
검은 단정 — 칼날 같은 앞머리 아래
유리 체스판 위로,
그녀의 손이 잔상처럼 흐른다.
움직임이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수트를 입은 여성, 인간의 얼굴을 한 인공지능인가
유리 체스판, 명료한 질서 아래 불확실한 선택
전략적 세계 속, 감정은 잔상으로만 남는다
이 장면은 냉철한 판단이 아니라
‘무의식의 미끄러짐’이다.
《기신론》에서는
'사량단지(思量斷之)'라 하여,
분별과 계산을 내려놓는 것을
깨달음의 첫걸음이라 말한다.
체스는 분별의 게임이다.
그러나 이 손짓은 계산의 중단이다.
그녀는 승패를 의도하지 않는다.
지연(遲延)은 수행이다.
체스 말은 아직 옮겨지지 않았다.
손은 움직이고, 마음은 흔들리나 —
‘선택’은 보류된다.
이 장면은 행위가 아닌,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의 시간 없는 시간'을
담고 있다.
서둘러 판단하지 않는다.
속도는 감각을 마비시키고,
느림은 내면의 결을 선명히 비춘다.
그러므로 우리는 잔상을 남긴다.
지나간 것의 여운 속에서
감정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선택은 멈추고,
감각은 마침내,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