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 초역 채근담
채근담은 이렇게 말합니다.
“천지는 영원하나, 사람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일생이 긴 듯 보여도 고작 백 년에 불과하고,
하루하루는 순식간에 흘러간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앨범을 꺼냈습니다.
먼지 낀 표지를 손끝으로 쓸어내고 조심스레 펼치니,
어린 시절의 웃음, 청장년 시절의 눈빛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 순간, 오래전의 공기와 향기, 목소리와 표정이
파도처럼 마음속으로 밀려옵니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지.”
옆에서 앨범을 함께 보던 마님이 말합니다.
“그러게 말이야. 어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었나?”
정말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집니다.
년초를 맞이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추가 지나 가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역학에서는 10년을 1년으로 보고 운명을 풉니다.
그렇게 계산해 보면, 우리의 인생 백 년은
고작 10개월의 삶에 불과합니다.
첫 달은 갓난아이,
둘째 달은 청소년,
셋째 달은 젊은 날의 열정,
그리고 전반기를 넘기면 어느새 노년이 찾아옵니다.
짧은 인생,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채근담은 또 이렇게 전합니다.
“운 좋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인생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항상 유념하라.”
이 말은 즐기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일을 즐기는 순간
우리는 삶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운 좋게 태어난 인생이라면,
마음을 활짝 열고 세상을 경험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순간들이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지 않도록
깊이 새기고 다듬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 사랑하고, 더 배우고, 더 나누어야 합니다.
소중한 사람과 웃음을 나누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마음의 빛을 꺼내어 세상과 나누는 삶.
그렇게 살아간다면,
백 년이라는 짧은 시간도
길고 아름다운 여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