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색 공원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

고담활론(高談闊論)

by 무공 김낙범

회의실에 갇힌 하루

우리 부서는 회의가 많았습니다. 아침 회의, 오후 회의, 퇴근하기 전 회의. 이렇게 하루에 세 번 회의를 갖습니다.

우리들은 회의에 참석하느라 정작 일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겨우 두세 시간 정도 일하고 회의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마치 회의장으로 끌려가 사육당하는 기분입니다.

현대 사회는 고담활론(高談闊論)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외치지만 현실은 공허합니다.

우리 부서장처럼 말은 높아지고 넓어졌지만, 그 말을 듣는 우리 사이에 신뢰는 추락하고 냉소만 흘릴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말과 행동 사이의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요?

말이 일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

고담활론의 본질은 말의 과잉과 행동의 결핍입니다. 회의실에서 부서장은 "고객 만족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고객 불만 처리는 지연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사람들은 무언가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실천한 듯한 착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 목표를 발표하면 뇌는 이미 성취한 것처럼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실천의 고통 없이 만족을 얻는 것입니다.

공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덕이 있는 경우가 드물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말의 화려함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말을 줄이고 즉시 실행 체계

변화는 새로 부임한 부서장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첫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부터 회의는 하루 한 번, 30분으로 제한합니다. 보고는 간단히, 결정은 명확히, 실행은 즉시입니다."

우리는 모두 환영했습니다. 지루하던 회의는 생명력이 넘치고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며 부서장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회의록에는 담당자, 마감일, 측정 지표가 명시되었습니다. "고객 만족 향상"이라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이번 주 금요일까지 담당자가 고객 불만 5건 처리 후 개선안 제출"로 바뀌었습니다.

3개월 후, 부서의 업무 처리 속도는 두 배가 되었고, 직원 만족도는 크게 올랐습니다. 핵심은 단순했습니다. 말의 양을 줄이고, 즉시 실행 체계로 전환한 것입니다.


실천하는 자의 성과

1년 후, 우리 부서는 회사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말이 적은 부서였습니다.

부서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의실에서 한 시간 토론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10분 관찰하는 것이 낫습니다." 고담활론은 실천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모두가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바꾸려는 사람은 없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회의실에서 나와 책상으로 돌아갈 때, 생산적인 일이 시작됩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작은 실천이, 화려한 연설보다 묵묵한 헌신이 조직을 바꿉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 그것이 진정한 리더이자 성숙한 어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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