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의 고통은 새로운 나를 만드는 과정

산전수전(山戰水戰)

by 무공 김낙범

식당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옆 좌석에서 노인들의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나는 왕년에 산전수전 다 겪었어."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노인은 자못 신이 났고, 워낙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통에 우리도 자연스럽게 그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노인이 말하는 산전수전(山戰水戰)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산처럼 높고 가파른 난관도 있고, 물처럼 흐르고 변화하는 어려움도 있기 마련입니다.

산전수전을 겪은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살아있는 삶이란 생각이 듭니다.



산전수전(山戰水戰)은 산에서도 싸웠고, 물에서도 싸웠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인생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상징하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 문헌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로 갖은 고생을 다하며 살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산은 가파르고 험한 장애물을 말하며, 물은 예측 불가능하고 변덕스러운 환경을 나타냅니다.

마치 산악지형과 수로를 모두 거치며 전쟁을 치르듯이, 우리 인생도 굴곡진 여정을 지나면서 시련을 번갈아 겪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인내하며 성장하는 삶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나도 산전수전의 삶을 겪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처음 발을 디딜 때의 막막함은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실패 앞에서의 좌절감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해결책 없어 보이는 상황 속에서의 무력감은 어딘가 숨어버리고 싶게 했습니다.

마치 산을 오를 때 길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심정은 암담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헤매는 힘든 시간에 지혜를 찾고자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책을 유일한 벗으로 삼고 나 자신을 마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깨달았습니다.

산고를 겪어야 아기가 탄생하듯이, 지금 나의 고통은 새로운 나를 만드는 과정임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부터 더 이상 고통을 피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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