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남을녀(甲男乙女)
남성과 여성을 통틀어 대중에게 인사할 때 우리는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남녀평등 시대에 굳이 남과 여를 구분해서 호칭하는 것이 현대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냥 "여러분"이라고 부르면 될 일에 왜 '신사와 숙녀'를 구분해 부를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한 의문은 전통적 남녀관계에 대한 현대인의 혼란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시대에 과거의 역할 구분은 정말 필요 없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서를 들춰보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남녀 관계를 엄격히 구분하여 "갑남을녀(甲男乙女)"라고 불렀습니다.
이 네 글자 속에는 수천 년을 이어온 깊은 지혜와 예절이 담겨 있습니다.
갑남을녀(甲男乙女)는 남자는 '갑'이고 여자는 '을'이라는 뜻의 유교 전통 용어입니다.
갑과 을은 역학에서 천간(天干)의 첫 번째와 두 번째를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서열 관계만을 의미하지만은 않습니다.
역학에서 갑은 양의 기운으로 남자를 뜻하고, 을을 음의 기운으로 여자를 뜻합니다.
밝음이 있어야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어야 밝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열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강조한 것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깃든 갑남을녀의 정신은 남녀 간의 상호 보완과 존중, 그리고 예의를 담고 있습니다.
남녀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가 갑남을녀의 본질입니다.
나는 결혼 생활을 하며 갑남을녀의 의미를 실제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 후, 나는 가부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가정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나를 짓눌렀습니다.
그리고 마님은 주부로서 가정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졌습니다.
나는 역학을 연구하면서 갑남을녀의 진정한 뜻을 알고 나서부터 이러한 관념을 깨뜨릴 수 있었습니다.
부부는 음양의 조화처럼 서로 상호 보완적이어야만 가정이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퇴근 후, 집에 들어올 때, 나도 가정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며, 마님이 움직이면 나도 함께 움직입니다.
부부는 한 몸이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에 깊게 내려앉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갑남을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