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작은 깨달음

욕속부달(欲速不達)

by 무공 김낙범

명절 연휴 첫날, 나는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까지는 고속도로로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기에, 넉넉하게 출발하면 점심 전에는 도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그 기대는 보기 좋게 무너졌습니다.

차들이 꿈쩍도 않은 채 끝없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지도를 검색해 보니 국도로 우회하면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러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좁은 국도에는 고속도로를 피해 빠져나온 차들이 가득 몰려 있었고, 짧은 신호 주기 탓에 도로는 가다 서다를 끝없이 반복했습니다.

더구나 중간에 공사 구간까지 나타나 한 차선이 막히는 바람에, 옆길로 빠질 수도 없이 그대로 발이 묶이고 말았습니다.

고속도로로 계속 왔더라면 벌써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욕속부달(欲速不達)이 만들어낸 결과였기에, 옆자리에 앉은 마님에게 변명 한마디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 건 오후가 한참 지나서였습니다.

마님은 모든 계획이 다 엉클어졌다며 볼멘소리를 했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머쓱해질 따름이었습니다.

빠르게 가려다 오히려 더 늦어버린 것을 스스로 탓하며, 욕속부달이라는 말을 새삼 가슴에 새겼습니다.

돌아오는 길, 나는 그냥 고속도로를 탔습니다.

막히면 막히는 대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차들 속에서 음악을 틀고 이따금 졸리면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겼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많은 순간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름길이라 믿었던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있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이 실은 가장 빠른 경우가 있습니다.

서두름 대신 유유자적한 걸음이 오히려 삶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작은 깨달음을, 나는 이 연휴 귀성길에서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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