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길에서 만난 기쁨

고진감래(苦盡甘來)

by 무공 김낙범

공원을 산책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가 들립니다.

윤종신 가수가 부르는 고진감래, 쓴맛을 사랑의 단맛으로 바꾸고 싶은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살다 보면 반드시 찾아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앞이 보이지 않고, 노력은 배신당하는 것 같습니다.

지쳐서 그냥 멈추고 싶어지는 그런 밤들. 눈물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지던 새벽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시간을 마음 깊숙이 품고 살아갑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쓴맛이 다해야 단맛이 온다는 이 말이 다가옵니다.

이것은 위로가 아니라 인과의 법칙입니다.

지극히 단순한 말이지만 그 안에 인생의 리듬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의 뿌리는 중국 고전 채근담에서 발견되며, 우리나라 조선 시대부터 깊이 퍼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고된 밭일 끝에 수확의 기쁨을 맛보던 농경 사회의 삶 속에서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집니다.

쓴맛을 충분히 겪어야만 단맛이 온다는 이 말은 경험에서 오는 깊은 지혜입니다.

나에게도 고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첫사랑을 잃고 나서 밤마다 고통으로 지새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 고통의 쓴맛이 있었기에 진정한 단맛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무너진 시간이 없었다면 나에게 진정한 사랑이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 시작한 길에서 만난 기쁨은 예전보다 훨씬 깊고 단단해졌고 지금의 행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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