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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색 공원

잠 못 이루는 밤

전전반측

by 무공 김낙범

밤이 깊어갈수록 머릿속은 더욱 어지러워진다. 글쓰기가 막히고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아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인다. 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고사 성어로 전전반측(輾轉反側)에 비유할 수 있다. 전전반측은 잠자리에 누워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전전반측은 시경 위풍 취명편에서 비롯된다. 한 연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밤새 뒤척이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을 노래한 내용이다. 지금은 사랑뿐만 아니라 큰 걱정이나 고민에 빠져 괴로워하는 상황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글쓰기가 막혀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머릿속은 끊임없이 회전하며 해결되지 않은 고민과 불안으로 가득 찬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 하면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을까?


지나친 고민을 멈추고 다른 일을 해보자. 고민하는 상태에서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는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을 보거나 시집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고 다른 활동에 집중하면 잠을 이루기 더 쉬워질 수 있다.


걱정을 지혜로 다스려 보자. 고민이 깊어지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라. 글쓰기가 막힌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에서 해결책이 떠오를 수 있다.


집착하지 않고 행동해 보자. 중요한 결정에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다 보면 고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에 집착하기보다는 가벼운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며 좋은 글인지 고민하다가 전전반측하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우, 좋은 글을 쓰는 느낌을 가지도록 노력해보자. 우리의 뇌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확언한 말을 기억하며, 밤새 놀라운 결과를 만들 준비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되며 전날 밤의 고민이 해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고민을 글로 푸는 작업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시각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쓰던 글을 멈추고 새로운 지면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아보자. 걱정과 불안조차도 창작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의심과 불안을 인정하고 그 감정을 작품 속에 녹인다면 더욱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글은 오히려 독자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전전반측의 정신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면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지나친 고민은 창작을 방해하므로 과감하게 글을 마무리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결국, 전전반측의 고통은 창작의 원동력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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