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삶이 나를 살린다

006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담백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박한 음식을 먹고 검소하게 사는 사람은

대개 청아한 마음을 지닌다.

반면,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지내는 사람은

힘 있는 자에게 아첨하며 따르다가

어느새 자신의 의지나 신념을 잃는 일이 많다."


의지는 욕심 없는 생활에서 더욱 빛나고

절개와 지조는 화려함을 좇다가 잃기 마련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삶에서 지켜야 할 단단한 것들은

화려한 것들에 둘려 싸이면 너무 쉽게 휘어지고 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도 그랬습니다.

그는 20살 무렵, 거리에서 싸움을 일삼는 건달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지나가다 말합니다.

"자넨 1년 안에 칼에 찔려 죽을 팔자일세."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결국 그는 다시 노인을 찾아가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요?"

노인은 말합니다.

"절에 들어가서 1년 동안 나물밥만 먹고 지내게. 그러면 살 수 있을 걸세."

반신반의했지만, 그는 절에 들어갔습니다.

정말로 1년 동안 소식하며 조용히 살았습니다.


1년 후, 다시 노인을 찾아간 그는 놀라운 말을 듣게 됩니다.

"자네 관상이 완전히 바뀌었네. 죽음의 그림자가 사라졌어."


그는 그 경험을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고

절제된 생활의 가치를 깨달은 뒤, 노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일본 최고의 관상가가 되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관상보다 중요한 것은 절제된 생활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적게 먹고, 검소하게 산다는 건 단지 불편하게 살자는 뜻이 아닙니다.

욕망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의 중심을 찾는 일입니다.

달콤한 유혹과 화려한 겉모습에 끌리다 보면

자기 자신을 놓치기 쉽습니다.

삶은 오히려 더 깊고 향기롭습니다.


오늘, 나의 삶은 담백한가?

마음이 가볍지 않다면

어쩌면, 삶이 지나치게 달고 짜고 맵지는 않았는지

채근담을 읽으며 잠시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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