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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이야기꾼 Aug 09. 2023

우리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책 <안락> 리뷰

  이 책의 배경은 먼 미래에 소극적 안락사를 넘어서 적극적 안락사를 현행 법에 통과하려는 모습으로 시작하고 있다. 할머니의 중대한 발표, 그 발표로 인해 가족들의 충돌, 그 외에 삶에서 선택해야 하는 수많은 순간들을 이 책은 상당히  몰입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이 가지고 오는 다양한 생각들의 충돌. 그 충돌을 통해 삶을 흔들어놓는 것이 바로 죽음이 가지고 오는 힘이지 않을까?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죽음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죽음을 통해 우리는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어쩌면 죽음은 삶을 대변해 주는 거울이지 않을까? 그래서 어떻게 죽느냐는 이 책에서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너희 아비처럼 내 새끼들하고 눈 한번 제대로 못 맞추고 허망하게 가지는 말자, 그러려면 내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준비를 잘해야 된다, 거기서 그런 다짐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죽음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 묘사하는 낭만적인 삶의 마무리는 아마 굉장히 운이 좋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정말 큰 비극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죽음을 이처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삶을 더 살고 싶은 욕망과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보기에는 편한 죽음은 오히려 욕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편으로 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죽음의 문턱에서 인간은 한 없이 작고 초라해진다. 이 세상에서 그 무엇을 누리든 간에 죽음의 순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할까?


 여전히 할머니의 마지막 순간은 영화의 한 순간처럼 굉장히 입체적으로 상상된다.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전한 뒤 웃으면서 세상과 가족과 안녕을 나누는 모습은 진짜 평안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안락사가 아니라 안락인 이유가 그것 때문이지 않을까?


 인간은 수많은 흔적들을 새기고 지운다. 하지만 모든 기억들을 우리가 다 간직할 수 없듯이 때로는 우리가 놓아줘야 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줘야 할 순간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워서는 절대 안 되는 삶의 일부가 존재한다면 그때는 각자의 낡은 서랍에 고이 간직하여 떠날 때 마지막 인사를 보내는 진정한 안락을 누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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