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부동산 풍경
오늘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그 열기 안에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고물줄처럼, 언제 어느 쪽으로 튕겨 나갈지 모를 불안정함이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다.
6월 27일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역대 최강' 대출 규제가 드디어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신규 주담대를 전면 금지한 이 조치는 그야말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의 집값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강남구는 한 주 만에 상승률이 0.34%에서 0.15%로 절만 이하로 떨어졌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몇 달간 '불장'이라 불릴 만큼 뜨거웠던 이 지역들이 숨을 고르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극적인 변화는 소위 '한강벨트'에서 일어나고 있다. 마포구는 한때 주간 상승률이 0.85%까지 치솟으며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0.24%로 급격히 식었다. 성동구(0.70% -> 0.45%), 용산구(0.37% ->0.26%)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마포구의 경우, 평균 매매가격이 6월 15억 4,496만 원에서 7월 12억 7,614만 원으로 무려 2억 7,000만 원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억이 급락했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 정도니, 그 충격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거래량 급감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지만,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편, 지방에서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계속 쌓이고 있는 것이다. 2025년 7월 현재 미분양은 2만 6,422 가구로, 2013년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대응책은 '환매조건부 매입'이다. 2500억 원을 투입해 준공 전 지방 미분양 아파트 1만 호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시행했던 정책과 유사하다. 과연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까?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미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호당 매입단가 2억 4,400만 원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011년 평균 매입가격 2억 5,300만 원보다도 낮은 수준인데, 그 사이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두 베 이상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양극화'다 서울은 2월부터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가격 차이를 넘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근본적으로 두 개의 시장으로 분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 대비 13% 늘어난 4만 4,582건에 달한다. 대출 규제의 여파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용산구는 24.3% 증가해 가장 큰 폭의 매물 증가를 보였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두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상고하중'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강세 이후 하반기에는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 들어 그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금융연수원 이재국 겸임교수는 "6.27 대출규제에 따른 일시적 충격으로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자연스레 내릴 수밖에 없다"라며 "이미 강동/동작/마포/성동 일대에선 규제 전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었고 규제로 인해 이러한 상승세가 확산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대출 규제의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금이 부족한 수요자들의 매수 포기가 이어지면서 거래량 감소와 가격 안정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근본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의 '세금이 아닌 공급으로 집값 잡기'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올 7월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강남의 열기가 식어가는 동시에 지방의 미분양이 쌓여가고, 정부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부동산은 단순히 거주의 공간을 넘어 우리 경제와 사회의 축소판이다. 오늘의 변화가 내일의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부동산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투기가 아닌 주거,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 안정,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 전체의 균형을 고민하는 성숙한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