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계약 해지 후 브런치 작가 도전 그리고 출간 작가로 꿈을 이루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었다. 그 막연했던 바람이 2021년 한 출판사와의 계약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드디어 내 책이 나온다는 설렘에 잠들지 못하던 밤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1년 후, 첫 출간 계약은 해지되었다. 원고 마감을 지키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선 인세로 받았던 계약금을 반환하며 씁쓸함을 삼켰다. 그때 마음속에 단단한 결심이 박혔다. 다음번엔 다르게 하겠다고. 원고를 완성하고 나서 출판사 문을 두드리겠다고. 글 한 줄 한 줄에 무게를 싣고, 마지막 문장까지 책임지겠다고.
시간이 흘러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매년 진행하는 출간작가 프로젝트에 내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독서와 재테크'라는 주제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글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낙선. 또 다른 벽에 부딪힌 기분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은 계속했다. 26편의 글이 쌓였다.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며,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며 한 편씩 발행했다. 독자들의 댓글 하나하나가 힘이 되었고, '좋아요' 하나가 다음 글을 쓸 동력이 되었다.
올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브런치에 올린 내 글을 본 출판사 편집자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원고를 이메일로 보내주실 수 있나요?" 그 한 문장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번엔 달랐다. 이미 완성된 글들이 있었고, 독자들의 반응으로 검증받은 내용들이었다. 2021년의 나와는 다른 상태였다. 준비된 원고가 있었고, 무엇보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단단한 마음가짐이 있었다.
한심한 대통령의 탄핵 선고날인 4월 4일, 출간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전 계약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었다. 두려움보다는 확신이, 불안보다는 기대감이 앞섰다. 브런치에서 다져진 글쓰기 습관과 독자와의 소통 경험이 내게 자신감을 주었다. 교정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브런치 글을 책의 형태로 가다듬는 작업은 새로운 배움이었다. 편집자와의 소통을 통해 내 글이 더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표지 디자인을 보며 내 이름이 박힌 책의 모습을 상상했고, 가격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책의 무게를 실감했다. 그렇게 8월 중순, 드디어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나를 아는 지인들 그리고 브런치 독자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주었을 때, 이 플랫폼이 단순한 블로그 공간을 넘어 작가와 독자를 잇는 따뜻한 공동체임을 깨달았다.
그러던 어느 날 띵동 문자메시지가 울렸다. 통장 입금내역 문자다. 웬 돈? 8월 31일, 첫 인세를 받았다. 1쇄 1,500부에서 나온 10%의 인세율, 간이과세 3.3%를 제한 후 입금된 금액. 숫자만으로는 크지 않았지만, 그 의미는 무거웠다. 2021년에 반환했던 계약금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이번엔 내가 끝까지 완성해 낸 결과였으니까.
돌아보니 브런치스토리는 내게 단순한 글쓰기 플랫폼이 아니었다. 실패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재기의 무대였고, 독자와 만날 수 있게 해 준 소통의 창구였다. 무엇보다 출판사 편집자의 눈에 띌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어쩌면 브런치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26편의 글이 차곡차곡 쌓여 내 역량을 증명했고, 독자들의 반응이 글의 완성도를 높였다. 출간작가 프로젝트에서는 낙선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꿈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제 첫 책을 발판으로 더 큰 꿈을 그려본다. 브런치에서 시작된 작가로서의 여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나 자신도 궁금하다. 확실한 건 앞으로도 브런치에서 꾸준히 글을 올릴 것이라는 점이다. 2021년의 실패가 오늘의 성공을 더 값지게 만들었듯, 브런치스토리는 내 작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고마운 글쓰기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