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세 가지를 매일 하기로 했다.

나는 매일 읽고 쓰고 달리기로 했다

by 김율

힙(Hip)하다는 것은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힙함은 주류와는 다른 길을 걷되, 그 안에서 자신만의 철학과 미학을 발견하는 것이다. 2025년 현재, 젊은 세대 사이에서 독서, 글쓰기, 달리기가 새로운 힙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아날로그적 가치를 재발견하며 만들어낸 역설적 트렌드다.


힙함의 본질은 '진정성(Authenticity)'에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되, 그것이 자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한다. SNS로 가득 찬 세상에서 책을 읽고, 손글씨로 일기를 쓰고, 묵묵히 달리는 행위는 바로 이런 진정성의 표현이다.



읽기의 힙함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즉시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급진적인 행위가 되었다. SNS의 15초 영상에 익숙한 세대가 300페이지짜리 소설을 끝까지 읽어내는 것은 하나의 반문화적 선언이다.


읽기의 힙함은 '느림의 미학'에서 나온다. 빠른 것이 선이라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다. 카페에서 종이책을 펼쳐 놓고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는 모습은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스테이트먼트(개인의 가치관, 신념, 개성,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이를 소비, 행동, 스타일 등 삶의 전반적인 모습을 통해 외부에 드러내는 것을 의미)가 되었다.


또한 읽기는 '큐레이션의 힙함'을 보여준다. 무한히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정말 가치 있는 텍스트를 선별해 읽는 것은 높은 안목과 취향을 요구한다.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고르고, 작가의 사상과 문체를 음미하며, 책장에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개성의 표현이다.



쓰기의 힙함

쓰기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힙 문화다. 키보드 타이핑에 익숙한 세대가 만년필을 들고 노트에 글을 쓰는 것은 아날로그적 감성의 부활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다.


글쓰기의 힙함은 '자기 서사의 주체성'에 있다. SNS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페르소나를 연출하지만, 진정한 글쓰기에서는 가장 솔직한 자신과 마주한다. 일기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시를 쓰는 행위는 자신의 경험을 의미화하고 정제하는 과정이다.


또한 쓰기는 '슬로우 커뮤니케이션'의 실천이다. 인스턴트 메시지와 이모티콘으로 소통하는 시대에, 긴 호흡의 글로 생각을 전달하는 것은 진정한 소통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 손 편지를 쓰고, 블로그에 긴 글을 포스팅하고,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달리기의 힙함

달리기는 가장 원시적인 운동이자, 가장 철학적인 행위다. 복잡한 운동기구나 비싼 헬스장 멤버십이 필요 없다. 그저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되는 달리기는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의 완벽한 구현체다.


달리기의 힙함은 '명상적 움직임'에서 나온다. 러닝머신 위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뛰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도시의 거리를 뛰고, 공원의 흙길을 밟고, 새벽의 정적 속에서 자신의 호흡과 발걸음 소리만을 들으며 뛰는 것은 하나의 수행이다.


또한 달리기는 '자기 극복의 미학'을 보여준다. 편의와 편안함에 익숙한 세대가 의도적으로 고통을 선택하는 것은 역설적인 힙함이다. 마라톤 완주 인증샷이 SNS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성취감의 표현이다.



세 가지 힙함의 공통분모

읽기, 쓰기, 달리기는 모두 '나 자신과의 만남'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이 세 가지 행위는 모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이들은 모두 '과정의 미학'을 중시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완성보다는 성장에 가치를 둔다. 책을 다 읽는 것보다 읽는 과정에서 얻는 통찰이 중요하고, 완벽한 글을 쓰는 것보다 쓰는 행위 자체에서 치유를 찾는다. 빠른 기록보다는 꾸준히 뛰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 세 가지 힙한 활동은 모두 디지털 시대에 대한 아날로그적 저항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이는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성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다. 젊은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도 아날로그적 가치의 소중함을 안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독서 앱을 사용하면서도 종이책의 질감을 그리워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도 만년필로 쓰는 일기의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 GPS 워치로 달리기 기록을 측정하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안다.


읽기, 쓰기, 달리기가 힙하다고 해서 이를 단순한 트렌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세 가지는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삶의 철학이 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속가능한 힙함'을 추구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루틴으로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매일 30분씩 책을 읽고, 하루 한 페이지씩 글을 쓰고,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힙함의 실천이다.


또한 이들은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활동이다. 혼자 하는 활동이지만 북클럽, 글쓰기 모임, 러닝 크루 등을 통해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연결된다. 개인의 성장이 공동체의 문화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진정한 힙 문화가 만들어진다.



50살에 깨우친 힙함의 진실

나는 1970년대 중반에 태어나 현재 50살이 조금 넘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꾸준한 독서가 글쓰기로 이어졌고, 초등학교 때 열심히 뛰었던 달리기를 50에 다시 시작하면서 비로소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방법을 깨우쳤다. 젊은 세대가 힙하다고 말하는 그 세 가지를 나는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 50이 되어 "나는 매일 읽고 쓰고 달리기로 했다."라고 주변에 떠들고 다닌다.

그러면 나는 젊어지는 것인가? 또한 나는 힙해지는 것일까?


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젊어진다는 것은 나이를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이 아니라, 삶에 대한 호기심과 성장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다. 힙해진다는 것도 젊은이들을 따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진정한 가치를 먼저 발견하고 실천한다는 의미다.


결국 힙함이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읽기, 쓰기, 달리기가 힙한 이유는 이것들이 단순한 취미나 운동을 넘어 자신을 성장시키고 삶을 성찰하게 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고들 한다. 50살이든 20살이든,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외부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으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힙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야말로 2025년 현재 가장 힙한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


여러분도 오늘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이에 상관없이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펜을 들어 첫 줄을 써보고, 운동화 끈을 묶어보자. 힙함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독서도 글쓰기도 달리기도 시작이 반이란 점을 항상 기억하며 나는 오늘도 읽고 쓰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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