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꿈을 지배하는 자에 대하여
'제3종 근접조우'. 미확인 비행물체 즉 UFO에서 나온 외계인과 '콘택트'하는 경우를 말하는 용어이다.
그날 밤도 평범했다. 침대에 누워 있었고, 불빛이 여전히 방을 밝히고 있었다. 의식도 또렷했다. 그런데 그것들*이 있었다.
작은 체구, 무표정한 얼굴. 인간의 윤곽을 하고 있었지만 인간이라 부르기엔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그들이 내 몸을 들어 올렸을 때,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납덩이처럼 무거운 몸, 꿈도 현실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서.
빛이 있었다. 그 빛은 나를 - 혹은 나와 같은 수많은 존재들을 -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옮겨놓았다. 기계 소리와 낯선 도구들. 생식기를 더듬는 차가운 접촉. 정액을 뽑아내거나, 난자를 주입하거나, 때론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몸이 다뤄졌다.
그 후엔 언제나 설교가 따라왔다. 환경 파괴, 에이즈, 인류의 종말.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를 되돌려놓았고, 나는 다시 내 방 침대에서 눈을 떴다. 마치 꿈에서 깨어나듯이.
이상은 <코스모스>로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요약한 것이다. 그는 천문학을 대중화시킨 과학자로서뿐만 아니라 평생 동안 현대 미국 사회에 만연한 비합리적 미신과 싸워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개탄한다. "수 광년을 날아온 고등 문명이 왜 하필 인간의 성기*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나 역시 같은 의문을 품었다. 수십 년간 지구인의 정자를 채취했다면 이제 그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오히려 이 모든 기묘한 체험이 외계의 방문이 아니라 억눌린 욕망의 변형*일 가능성은 없을까?
가위눌림 이야기는 술자리에서 들었다.
"복상사 당하는 기분이야. 하지만 전혀 유쾌하지 않은 방식으로."
"집에서 자고 있는데 가위의 '싸인'이 오고 한참 깨어나려고 발버둥 치는데 뭔가 내 배 위에 앉는 것이었소. 무서웠지만 깨어나려고 노력하는데 그 무언가가 사람의 형상을 하고 내 뱃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창자를 천천히 끄집어내는 것 아니겠소. 이땐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참으로 비통했소. 잠자다가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가슴 위에 올라탔다고 했다.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애매한 형체. 그 존재가 손을 배 속으로 밀어 넣어, 장기를 하나씩 꺼내는 감각이 너무 생생했다고. 아프지는 않았지만, 속이 텅 비어 가는 느낌이 끔찍했다고.
그런데 어느 날, 그는 그 귀신을 뒤집어 눕혔다*고 했다. 짓눌린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워, 그 형체를 제압하고, 무의식 중에 자신을 밀어 넣었다고. 삽입의 감각이 있었고, 몇 번의 움직임 후 가위에서 풀려났다고.
깨어났을 때의 자세는 이상하게도 정상위 남자의 그것*이었다.
농담조로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귀신이 나한테 질린 건 아닐까. 그래서 이제 안 오는 거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경험도 비슷했다. 가위눌림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처녀귀신)이거나 형체 모를 어둠의 덩어리였다. 반면 여성들은 남성적 형상을 목격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체험에는 성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이 둘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UFO 납치든 가위눌림이든, 시작은 언제나 같다. 몸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지고, 의식만 또렷하게 깨어있는 상태. UFO 납치에서는 이상한 빛이 나타나고 몸이 공중에 떠오른다. 가위눌림에서는 무거운 존재가 가슴을 짓누르고, 의식이 육체에서 분리되는 느낌이 든다.
등장인물들도 묘하게 닮아있다. UFO 납치에서는 무표정한 회색 외계인들이나 빛의 실루엣이 나타난다. 가위눌림에서는 긴 머리의 처녀귀신이나 정체불명의 검은 형체가 등장한다. 모두 인간 같으면서도 인간이 아닌, 그 경계선 어딘가에 있는 존재들이다.
핵심 행위도 비슷하다. UFO 납치에서는 생식기를 자극하고, 정액을 채취하고,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가위눌림에서는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고, 성적 행위가 암시되며, 시각적 충격을 준다. 두 경우 모두 몸의 가장 은밀한 부분이 침범당하는 느낌이다.
결말도 유사하다. UFO 납치자들은 환경 파괴나 인류 종말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기억을 지워버린다. 가위눌림의 귀신들은 의미불명의 말을 중얼거리다가 홀연히 사라진다. 깨어났을 때는 마치 꿈에서 깬 것처럼 모든 것이 애매해진다.
전혀 다른 현상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나열해 보니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대의 언어로 번역해 놓은 것 같았다.
4.
하나의 가설이 떠올랐다.
이 모든 경험들 - 외계인, 귀신, 가위눌림, 밤의 환상 - 이 사실은 억압된 성적 상상력*의 다른 얼굴들이 아닐까?
성적 욕망은 언제나 은밀하게, 우회적으로 나타난다. 억압될수록 더욱 기괴한 형태로 밤에 등장한다. 중세 유럽의 써큐버스가, 동양의 처녀귀신이, 현대의 외계인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시대만 바뀌었을 뿐, 뿌리는 같다.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로티시즘은 순간적이고 개인적이며 본능적 요구다. 그것은 영원과 집단의 질서를 위협한다."
맞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가장 사적인 욕망조차 직시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들이 낯선 것들, 공포스러운 것들*의 모습으로 밤의 문을 두드린다.
이 모든 것을 해석한다고 해서 그 공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 설명이 있다고 해서,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찾아오는 그 섬뜩한 기운,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듯한 감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설명되지 않는 것들은 쉽게 악마화되고, 비이성의 제물이 된다. 마녀사냥은 끝났지만, 그것을 낳았던 인간의 공포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그 일부는 성에 대한 억압된 무의식*이라는 이름으로 어둠 속에서 호흡한다.
그래서 오늘 밤에도, 그녀(혹은 그)는 당신의 침대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