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침묵이 내게 속삭인 것들

#『귀환하지 않는 자들』

by leehyojoon ARCH


그 침묵이 내게 속삭인 것들


《그 섬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가》 후기#1



언어는 어디서 죽는가.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한 편의 시와 함께 살았다. 《What Happened on That Island》. 매일 아침 그 첫 줄을 읽었고, 매일 밤 그 마지막 줄에서 잠들었다. 시는 내게 질문을 던졌고, 나는 소설로 답하려 했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오직 더 깊은 질문들만이 있었다.




"Her neck swayed."


목이 흔들렸다. 바람에, 혹은 무게에. 나는 이 한 줄을 쓰면서 오래 머뭇거렸다. 'hung'이라고 써야 할까, 'swayed'라고 써야 할까. 첫 번째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시였다.


나는 시를 택했다. 진실보다 아름다운 거짓말을.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그들 다섯도 마찬가지였으리라는 것을. 매번 더 아름다운 거짓말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견딜 수 없었다"는 것도, "우리도"라는 것도, "지옥"이라는 것도.


언어는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언어는 우리를 더 깊이 매장한다.




"They buried her name. They buried her death."


이 두 줄을 쓸 때, 나는 반복의 힘을 믿었다. 같은 동사, 다른 목적어. 리듬이 만드는 최면 효과.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반복은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인시킨다는 것을.


그들은 그녀를 세 번 묻었다. 매번 더 깊이, 매번 더 철저히. 하지만 묻힐수록 그녀는 더 또렷해졌다. 마치 지우개로 글자를 지울수록 종이에 더 깊이 파이는 것처럼.


『귀환하지 않는 자들』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그는 무언가를 잊으려 하지만, 잊으려는 행위 자체가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Her flesh had not yet softened."


나는 'rotted'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너무 직설적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softened'를 택했다. 부패를 부드러움으로, 죽음을 익음으로.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딜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것. 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진실로부터 한 걸음 더 멀어진다.


그 섬에서 일어난 일을 아무도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말하는 순간 그것이 너무 실재가 되기 때문이다.




"Even I can forgive your sins no longer."


신조차 속삭인다. 선언하지 않고, 속삭인다. 왜일까? 나는 이것을 쓰면서 생각했다. 혹시 신도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용서의 종료를 선언하는 것과 실제로 용서를 멈추는 것은 다르다. 신은 전자는 할 수 있지만, 후자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속삭인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채로.




어떤 독자가 물었다. "그 섬은 정말 어디에 있었습니까?"


나는 답했다. "당신이 이 질문을 하는 바로 그곳에."


그 섬은 지리적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심리적 상태다. 우리가 견딜 수 없는 것과 마주했을 때 우리가 도달하는 곳. 윤리가 무너지고, 언어가 실패하고, 침묵만이 남는 곳.


우리는 모두 그런 섬을 가지고 있다. 이름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구조는 같다. 그곳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묻는다. 그리고 그것이 되살아날 때까지 기다린다.




"Still the question lingers."


질문은 맴돈다. 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맴도는 것 자체가 질문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시를 썼지만, 여전히 그 의미를 모른다. 소설을 썼지만, 여전히 그 결말을 확신하지 못한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직함일지도 모른다.


확신하지 않는 것. 답하지 않는 것. 다만 질문을 품고, 그 무게를 견디는 것.


그 섬은 어디에 있었는가. 나는 여전히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은 안다.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왔고,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문제는 돌아갈 때, 우리가 여전히 인간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