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점지해준다는 고양이

묘연이라는 게 있다면서요.

by sooookhee

3개월 추정, 암컷, 건강함

개성만점 턱시도 무늬

취미는 꾹꾹이, 특기는 골골송과 발라당

화장실 잘가림, 기본검사완료, 접종예정

사람 고양이 모두 좋아함




나의 '숙희'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추운 겨울 어느날, 허허벌판 8차선 대로변의 광역버스 정류장이었다고 한다.



평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의 무게, 잘 키울수 있을까 하는 염려. 특히나 심한 강아지, 고양이털 알러지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로 충분했다.


여태껏 구조된 고양이들의 가족 찾는다는 글은 수 없이 봐왔는데 가족을 구한다는 천방지축 검은 고양이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무엇에 홀린듯 글쓴이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주말에 고양이를 보러 가기로 했다. 고양이를 보러 가던 날, 조금이라도 알러지 기운이 돌면 입양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우리는 운명이었을까.


고양이와 한 공간에 있기만 해도 코가 간질간질, 눈이 따끔따끔했던 나인데 씩씩하게 뛰어다니는 턱시도 고양이와 그 분의 반려묘까지 합 두 마리의 고양이가 있는 곳에서

놀랍도록 알러지는 잠잠했다.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나의 '우주'. 내가 생각했던 고양이의 이름이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이름. '우주'. '우주야, 이리와', '우주, 어디 있어?', '우주야'. '우주가 온다', '온 우주를 안은 기분이 든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하지만 '우주'의 낭만적인 꿈도 잠깐. 검은 턱시도 고양이의 이름은 '숙희'가 되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동생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거다!' 했던 이름으로 낙찰!


영화 아가씨의 숙희처럼 투박하지만 사랑스럽고 수줍지만 용감한 그런 매력넘치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그 겨울의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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