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지은 너의 문장과 단어의 맛이 그리워서
'탈수 증세가 올 수 있으니, 물은 계속 마셔줄 것.'
의사의 말대로 헛헛한 빈속에 맹물을 따박따박 채워 넣는 한낮의 사무실이었다.
모니터 앞에서 파리한 낯을 하고 있다가 너의 소식. 그러니까 '글을 짓고 일하고 자면서 지냈다.'는 네 소식을 읽고선, 나는 그리운 것인지 불현듯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 목이 제멋대로 늘어난 너의 티셔츠를 빌려 입고, 네 곁에 드러누운 채로 금쪽같은 오후를 이렇게 저렇게 그냥 보내버리고 싶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네가 갓 퍼올린 생생한 단어와 문장과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맛보고 싶다.
갓 지어 윤기가 반짝. 김이 폴폴 나는 고슬고슬한 쌀밥 같은 네 글을 앗뜨뜨 하며 입 속에 방정맞게 한 줌 털어 넣고서 오물오물. 그 금쪽같은 한낮의 방구석에서 게으름 부리는 오후는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