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좋아, 예쁜 매듭이 될거야.

각자의 호흡으로 짓는 매듭 한 땀, 한 땀.

by sooookhee

창 밖은 빗방울이 초록을 함뿍 적시고, 적막 속에서 우리는 각자 매듭을 짓는다.

같은 도안에 제각각 다른 색의 실을 들고서 각자만의 매듭을 지어나간다. 벌써부터 실수가 무섭고 매듭이 서투른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매듭을 잘못 만든 것을 알아채고 쩔쩔맸다. 머쓱해하는 나에게 당신이 다시 매듭을 천천히 알려주었지만, 보기 좋게 또 틀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당신은 성가신 기색하나 없이, 싱긋 웃으며 나의 매듭을 들여다본다.


상냥한 당신은 그럼 어때, 예쁜 매듭이 될거라며 나에게 다시 천천히 매듭짓기를 보여줬다.


단단히 굳어있던 어깨의 힘이 빠졌다.


어쩌면 나는 이제 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틀려도 다 망친게 아니라고, 쉽게 부서져버리지 않을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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