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예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우리에게 남은 이 한달을 잘 부탁해
삼월에 떠나게 됐다고 했다. 전부터 말하려고 했는데 시기가 좋지 않아서, 이렇게 임박해서 전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아... 아픈게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요 근래에 계속 아파보여서 좀 걱정했어요. 그래서 어디가 안 좋아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좋은 소식으로 떠나게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안도와 축하는 진심이었다. 다행히 울지 않았다.
는 생각도 잠시, 금세 울어버렸지만.
"정말 다행이에요. 좋은 일로..."
한 번 더 축하의 문장을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눈물이 주룩 흘렀다. 댐이 터지듯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주룩주룩. 나는 눈을 꼭 감고 감정을 추스르며, 웃는 표정을 지어냈다. 아마도 괴이한 표정이었을지도 몰라. 건네 받은 휴지로 눈두덩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많이 슬픈 것 같아요. 이렇게 빠를 거라고는 생각을 전혀 못 했어서... 고마워요. 먼저 알려줘서...제가 요즘은 눈물이 많아져 가지고."
눈물이 많아졌다니 새빨간 거짓말이다. 울고 싶어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꺼내는데 문득, 그 때 생각이 났어.
오랫동안 지켜온 자정의 라디오 하차를 결정하고 그 소식을 조심스레 알려왔던 어느 밤. 한 달간 이별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자던 그 때가 갑자기. 있잖아, 하차 소식을 알던 그 날도 무척 놀랐지만 그 마지막을 알고 있다고 해서 마지막을 마주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 건 아니더라. 나는 그날 할 수만 있다면 그 새벽을 어디에 붙잡아두고 싶었으니까.
한달 쯤의 시간을 앞두고 조심스레 긴 여행을 알리는 S에게 고맙다고 말했어.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미리 알려줘서 정말 고맙다고. 아프거나 슬픈 일로 당신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데. 근데 정말 알 수 없어.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지지뭐야. 진짜 싫으네. 정말 못난 꼴을 하고 울었을텐데.
그 와중에 나는 있잖아, 어려운 말을 나에게 꺼내는 당신의 맘이 좀 가벼웠으면 좋겠는데. 지금 내가 이렇게나 울잖아요. 그래서, 아... 지금 생각하니까 웃기지만. 웃기게 들리겠지만. 나 울면서, 진짜 흑흑 울면서 말했어.
"내가 우는 것은, 당신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이 기쁜 일로 떠나게 되서 다행이고, 그냥 당신이 너무 그립겠지만, 나는 당신의 빈 자리를 느끼면서, 남겨진 사람들과 일상을 살아나갈 수 있을거라, 지금도 잘 해나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해나가고 있으니까. 실은 모르겠다고. 사실 슬프고, 아주 많이 슬플것 같다고. 빈자리가 크겠지. 근데 그저 당신이 안녕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내 걱정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뿐이라고."
그도 당신처럼 언제 이 말을 꺼내야할까 고민을 참 많이 했다고 했던 것 같아요. 내 걱정은 해 주어서 고맙지만,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돼요. 괜찮아요. 진짜. 정말로. 이건 나의 말버릇이 아니라, 나는 혼자가 아닐테고, 남겨진 사람들과 나는 어떻게든 해나가겠지. 매 때마다 당신의 선한 눈매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면 산을 그리던 짙은 눈썹이. 하얀 얼굴이 무척이나 생각나겠지만. 이것도 조금씩 옅어질거라는 것을 아니까. 그리고 당신이 좋은 일로 떠나게 되었으니까 괜찮지. 잘못된 것 하나 없이.
나는 그저 우리가 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나는 좀 서운하고 그런가봐. 눈물이 나는데 그건 당신이, 당신의 결정이 미워서가 아니라고, 기쁘게 보내주고 싶은데 미안하다고. 나는 계속 또 했던 말을 했어. 누가 보면 취한 사람인줄 알겠다. 다시 한번 당신이 아파서 떠나는 게 아니라, 축하받으며 떠나게 되서 나는 그게 다행이라고.
나는 괜찮아질거니까,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기다려준 그 배려가 고맙다고. 이것봐. 나는 괜찮았으니, 또 괜찮을거야.
우리에게 남은 이 한 달을 잘 부탁해. 그리고 다음에 다시 볼 때까지 안녕히 지내줘.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가장 예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 Everlasting, BoA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 거라면
네 뒷모습에 내가 담담했더라면
그 뒷모습에 안녕이라고 작게 말하고
눈물인지 뭔지 비가 와 다행이라며
(아름다운 우리를 기억해 난)
마음 아린 추억 갖고 기다려
웃으며 너를 보내고선 지금
널 기다린 난 믿어
- 투명우산, SHINee